[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떻게 하면 상대팀을 더 괴롭힐 수 있을까 생각해요. 다양한 공격 루트를 지휘하는 세터가 되고 싶습니다."
대역전극을 이끈 '영웅'. 새파랗게 어린 18세 신인 세터의 손끝에서 기적이 연출됐다.
KGC인삼공사는 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전에서 2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3세트를 내리 따내는 '패패승승승'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시즌 2번째 승리, 2점째 승점이다.
그 승리의 주역은 캡틴 이소영도, 국대 세터 염혜선도 아닌 18세 신인 세터 박은지였다. 3세트 들어 박은지가 본격 투입되면서 흐름이 바뀌었고, 인삼공사의 뒤집기쇼가 펼쳐졌다. 고희진 감독은 "(박)은지가 배구 센스나 끼가 대단하다. 고등학교 3학년인데도 경기에 투입되면 자기가 뭘 해야하는지 안다. 배구 IQ가 정말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오늘 범실도 있었지만, 완전 게임 체인저 그 자체였다. 영웅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박은지에겐 언니 박은서(페퍼저축은행)와 실전에서 첫 대결을 펼친 날이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박은지는 "언니가 들어오는 순간 '오늘 진짜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브는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그 타이밍을 빨리 넘길 생각만 했습니다"라며 나이답지 않은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이날 3세트의 박은지에게 돋보인 점은 '주포' 엘리자벳과 이소영 대신 박혜민과 정호영의 적극적인 활용이었다. 박은지는 "과감하게 속공을 많이 쓴게 잘 통했던 거 같아요"라고 했다. 이어 "인삼공사는 젊은 팀이라 언니들이 예전에 힘들었던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아요.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언니들과는 장난도 많이 쳐요"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박혜민은 3세트에만 8득점을 올리며 총 14득점, 보기드문 맹활약을 펼쳤다. 마지막 세트에는 엘리자벳에게 몰아주는 강단도 돋보였다.
박은지는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에게 올리기보단 (박)혜민 언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었어요. 연습한대로 잘 되서 기뻐요"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15점은 너무 짧아요. 최대한 공격력이 좋은 사람한테 맡기고자 했죠. 엇박이 나더라도 엘리자벳에게 주고자 노력했어요"라고 덧붙였다.
특히 고희진 감독의 조언에 대해 "평소엔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셨었는데, 오늘은 '너 하고 싶은대로 해', '네가 자신있는 거 해' 말씀해주셔서 편하게 뛴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박은지는 어떤 세터로 성장할까.
"'단조롭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요. 최대한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신인상? 물론 받고 싶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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