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리그 간판타자라지만 아직 24세의 젊은이다. 하지만 패배의 순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다음을 준비했다.
키움은 8일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패하며 우승을 넘겨줬다. 팀 통산 3번째 우승 도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이지영의 날카로운 타구가 1루수 글러브로 빨려들며 한국시리즈가 끝났다. 몇몇 어린 선수들은 울컥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악동' 야시엘 푸이그조차 침울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정후가 이후 푸이그의 SNS에 '크라잉 베이비'라는 댓글을 남긴 것을 보면, 푸이그 역시 라커룸에서 눈물을 터뜨린 모양이다.
이정후는 달랐다. 팀 동료들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연신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분위기를 띄웠다. 최선을 다한 패배에 기죽지 않았다.
결과를 떠나 아름다운 투혼이었고, 도전이었다. '한국시리즈 패배팀' 아닌 준우승이란 성과를 이뤄낸 팀이었다.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다만 아쉬움 가득한 한국시리즈였다. 이정후는 시리즈 타율 2할5푼9리(27타수 7안타)에 그쳤다. 준플레이오프(3할6푼8리) 플레이오프(5할) 때의 괴물 같은 맹타와는 달랐다.
테이블세터진이 부진하면서 3번타자 이정후의 부담이 커졌다. 이정후는 선구안도 좋지만 무엇보다 거침없는 풀스윙이 최대 장점이다. 팀의 클린업으로서의 책임감도 있었다. 공을 골라내기보단 치려고 애썼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6차전에서 뒤늦게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힘을 보탰다. 그것도 2-2로 맞선 6회초, 상대 에이스 윌머 폰트를 상대로 쏘아올린 매서운 한방이었다. 하지만 6회말 SSG 김성현의 2타점 결승타가 터졌고, 키움은 뒤집지 못했다.
5차전에서의 악몽같은 역전패에 이어 6차전도 2-0, 3-2로 앞서던 경기를 내줬다. 투타 모두 지쳐있었다. 투수들의 구위는 시즌만 못했고, 야수들은 시리즈 내내 실책에 짓눌렸다.
하지만 '젊은 리더' 이정후의 무게감은 남달랐다. 이정후는 시리즈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SSG 랜더스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키움의 힘, 그 중심에 이정후가 있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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