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호날두가 무조건 뛸 수 있는 것은 아니야."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의 뉘앙스가 묘하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에이스는 '캡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호날두는 의심할 여지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발롱도르를 5회나 수상했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대단한데, 무려 117골이나 폭발시켰다. 센추리클럽 가입만으로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A매치에서 100골을 넘게 넣었다. 포르투갈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호날두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호날두는 올 시즌 소속팀 맨유에서 단 1개의 필드골 밖에 넣지 못했다. 예전처럼 슈팅을 쏘아올리는데, 결정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다. 스피드와 폭발력 모두 예전같지 않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더욱 시끌시끌하다. 호날두는 최근 피어스 모건과의 90분 단독 인터뷰에서 폭탄 발언을 했다. 그는 "나는 배신감을 느낀다. 이곳에서 일부 사람들이 날 원치 않는다고 느꼈다. 올해뿐 아니라 작년에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에릭 텐하흐 감독에 대해서는 "나는 그에 대한 존중이 없다. 왜냐하면 그 또한 나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을 했던 랄프 랑닉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코치도 아닌 사람이 맨유의 감독이 될 수 있나. 나는 그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전 팀동료이자 맨유 레전드 출신 웨인 루니의 비판에 대해서도 '질투'로 치부했다. "루니가 나를 왜 그렇게 나쁘게 비판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는 축구 커리어가 끝났고, 나는 여전히 높은 레벨에서 뛰고 있어서 그런 것같다"고 했다.
영국 대중매체 데일리스타는 15일 '호날두의 핵폭탄급 인터뷰에 분노한 맨유 구단의 수장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별까지 준비 중이다. 이미 올드프래포드 내 호날두 지우기에 들어갔다. 홈구장 내 포스터를 모두 뜯어냈다.
그렇다고 대표팀 내 입지가 좋은 것도 아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팀 동료들도 호날두를 더이상 존중하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병까지 겹치게 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호날두는 18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최종 평가전에 장염으로 결장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빠진 후 팀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4대0 대승을 거뒀다.
때문에 포르투갈 현지에서는 호날두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호날두의 위상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가 않다. BBC에서는 '호날두는 언터쳐블. 뺄 수 없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페르난두 산투스 대표팀 감독은 호날두 선발 기용이 보이지 않는 손에 작용된다는 이야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호날두 기용이 강요됐다고? 아니다. 아무도 여기서 강요하는 이도, 강요받는 이도 없다"고 했다. 이어 "호날두가 지난 몇주간 경기장에서 무엇을 했는지 근거해서는 질문할 수 있다. 이는 호날두와 다른 대표팀 선수 모두에게 유효하다"며 "만약 감독이 선수를 베스트11에 넣도록 강요받는다…, 여기에 그런 것들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호날두가 벤치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인터뷰다. 이것 자체만으로 포르투갈 대표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알려진대로 호날두는 맨유에서도 벤치 신세를 두고 팀 분위기를 흐렸다. 이를 바꾼다고, 선발로 기용할 경우,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호날두를 둘러싼 포르투갈 대표팀의 분위기는 그래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호재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12월 3일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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