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르(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시원하다 못해 추웠다. 카타르가 자랑한 '쿨링 시스템'은 개막전부터 빛났다.
2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코르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막전이 펼쳐졌다. 중동에서 펼쳐지는 첫 월드컵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조용한 나라, 카타르도 들썩였다. 알 바이트 스타디움의 6만석이 가득 찼다.
경기장으로 오는 길, 중동 특유의 모래바람이 맞아줬다. 전통적인 아랍 텐트 모양을 한 알 바이트 스타디움으로 가기 위해서는 구름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모래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바람은 거셌지만, 시원하지는 않았다. 후덥지근 한 바람이 불었다. 저녁 경기였지만, 역시 중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경기인만큼, 동선 정리가 완전치 않아 자원봉사자들도 헛갈리기 일쑤였다. 계속된 걸음에 등에 땀이 고이기 시작했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바뀌었다. 시원한 바람이 감싸기 시작했다. 이번 월드컵의 야심작, '쿨링 시스템'의 위력이었다. 카타르는 여름 최고 기온이 섭씨 40~50도를 육박한다. 겨울이라고 해도 30도를 훌쩍 넘는다. 카타르의 무더위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카타르가 꺼낸 회심의 카드, '쿨링 시스템'이었다. 경기장 각 좌석 아래 쪽에는 에어컨 구멍을 만들어, 차가운 공기가 '버블' 형태로 경기장을 에워쌓는 방식이다.
그라운드에도 에어컨 바람이 나간다. 그라운드 사이드에 설치됐는데, 측면 자원들은 이 바람을 직접 쐴 수 있어 시원한 반면, 중앙은 비교적 더운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전이 펼쳐진 알 바이트 스타디움을 비롯해, 한국이 3경기를 모두 치르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등 8개 경기장 중 스타디움947을 제외한 7개의 경기장에 에어컨 시스템이 구축됐다.
경기장 전체를 '에어컨'으로 덮겠다는 담대한 계획은 현실이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춥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추위를 타는 이들은 긴팔 윗옷을 꺼내입기도 했다. 경기장은 22~24도를 유지했다. 여기에 경기장에 들어서기 까지 사람들을 괴롭혔던 모래바람까지 원천봉쇄했다. 지붕 덮개와 쿨링 시스템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줬다. 적어도 무더위와 환경에 관한 걱정은, 경기장에서는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최고였던 '쿨링 시스템'과 달리, '교통 시스템'은 최악이었다. 교통 대란은 대회 개막 전부터 카타르 조직위가 가장 우려하던 부분이었다. 도로를 확장했지만, 모든 차를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였다. 결국 우려는 맞아떨어졌다. 알 바이트 스타디움으로 들어가려는 차로 인해 도로는 마비가 됐다. 흡사 추석 귀경행렬을 보는 듯 했다.
대회 미디어센터(MMC)에서 출발한 미디어 셔틀버스 마저 경기장 도착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어,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돌아올때도 마찬가지였다. 차들이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면서 기다림이 길어졌다. 셔틀버스를 타려는 줄이 수백미터에 이르기도 했다.
교통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카타르가 강조한. 이동거리가 짧은, '콤팩트 월드컵'은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
알코르(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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