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현규(수원 삼성)의 꿈은 결국 좌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3일 오후 10시(한국시각) '대표팀 선수 명단은 변동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벤투호는 지난 14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 나설 26인의 명단을 제출했다. 다만 최종 엔트리 제출이 마감된 뒤에도 심각한 부상이나 질병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다른 선수로 교체가 가능했다. 첫 경기 시작 24시간 전 FIFA에 대체 선수를 제출하면 된다.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의 H조 조별리그 첫 경기가 진행되는만큼, 23일 오후 10시가 데드라인이었다. 변수가 있었다. '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이었다. 황희찬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첫 경기 출전이 좌절됐다. 생각보다 부상이 클 경우, 교체를 염두에 둘수도 있었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은 교체를 택하지 않았다. 기존의 26명을 그대로 유지했다.
오현규의 실낱같은 희망도 끝이 났다. 벤투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며, 오현규를 예비 명단에 넣었다. 부상한 손흥민의 상태에 대비한 결정이었다. 오현규는 월드컵행 티켓을 거머쥔 26명의 선수들과 함께 카타르에 왔다.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가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이 열리는 대회 개최국까지 동행한 것은 오현규가 처음이다. 대회 전 찍는 단체사진에도 함께 했다.
오현규는 의심할 여지 없는 한국축구의 미래다. "박스 안 파괴력은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이 허언이 아니다. 올 시즌 리그에서 13골을 폭발시켰다. FC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수원이 잔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상장속도가 무섭다. 올림픽대표팀을 넘어 단숨에 월반에 성공했다. 벤투 감독도 그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일단 카타르월드컵은 그의 시간이 되지 못했다.
손흥민은 "만약 최종 엔트리에 오르지 못하면 (오)현규 입장에서도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그래도 특별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선수인 만큼 같은 포지션에 있는 선배들을 보면서 배우면서 훈련하고, 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잘하겠지만 가장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현명한 친구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규는 자신의 본분에 충실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며, 훈련 파트너로서 역할도 묵묵히 수행했다. 아쉽게 벤치에 앉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렸지만, 오현규는 끝까지 대표팀과 함께 한다. 이미 얻은게 많다.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환경에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은 주연이 되지 못했지만, 다음 월드컵을 향한 자양분이 되기에 충분하다. 등번호 없는 대표팀을 입었지만, 오현규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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