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구단 몰래 종합격투기 대회에 출전했다가 부상을 당해 계약이 해지됐다.
SSG 랜더스의 내야수 김교람은 2일 자신의 SNS에 "제가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겨서 그쪽으로 가려고 한다"는 글과 함께 은퇴 소식을 전했다. 야구를 은퇴하고 종합격투기로 진로를 변경한다는 것.
제물포고 3학년 때 고교무대에서 타율 4할(42타수 17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고교 통산 타율도 3할5푼2리(125타수 44안타)에 달한다. 키 1m85, 92㎏의 탄탄한 체격에 타고난 운동신경도 좋다는 평. 2020년 SSG(당시 SK 와이번스)의 2라운드 8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입단 첫 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입대, 병역까지 마쳤다. 올해 퓨처스에서 육성선수로 69경기에 출전, 타율 2할7푼(216타수 58안타) 2홈런 37타점이다.
이날 갑작스럽게 현역 생활을 마치게 됐다. 그는 지난달 19일 열린 AFC(엔젤스파이팅) 비기너스 12 대회 94kg 이하급에 격투기팀 레드폭스 소속으로 출전, 이 체급 우승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고, 이로 인해 SSG 구단은 김교람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대회 영상을 보면 김교람은 경기 초반 다소 고전했지만, 연장전 끝에 힘겹게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푸트워크의 기민함에서 차이가 나고, 김교람이 정면에서도 여유있게 플라잉펀치를 날리기도 할 만큼 현역 운동선수답게 체력 면에서 명백한 우위를 보인다.
KBO 야구 규약에 따르면 선수는 프로는 물론 구단이 동의하지 않는 아마추어 스포츠 경기에도 출장할 수 없다. 프로 선수는 구단의 상품인 만큼 건강이 최우선이어야한다.
굳이 규약을 들먹이지 않아도 흔한 이름이 아닌데다, 현역 프로 선수가 무려 종합격투기에 출전하는게 문제가 되지 않을리 없다. KBO리그 뿐 아니라 어느 스포츠든 마찬가지다.
김교람은 SNS 은퇴글을 통해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린다. 야구를 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거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11년 동안 응원해주시고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 정말 감사했다. 앞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갑작스럽게 야구를 그만두는 거 같아서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가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겨서 그쪽으로 가려고 한다. 앞으로의 인생도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종목 전향'을 두고 지인들과 나눈 농담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게 무슨 소리냐'는 지인의 말에 "격투기하다 걸려서 재계약 불가 ㅋㅋ", "내가 사고쳐서 그런걸 ㅋㅋㅋ" 등으로 답했다.
김교람은 논란이 커지자 SNS를 비공개로 돌린 상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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