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골볼대표팀이 16년 만에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첫 준우승 역사를 썼다.
정지영 서울시장애인체육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골볼 국가대표팀(세계 13위)은 17일 자정(한국시각) 포르투갈 마토지뉴스에서 열린 국제시각스포츠연맹(IBSA) 골볼 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 '도쿄패럴림픽 챔피언' 터키(세계 2위)에 4대10으로 패했다.
세계 최강 터키를 상대로 '미모의 캡틴' 김희진, '월드클래스 골잡이' 심선화 등 모든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를 모르는 분투를 펼쳤다. 아쉽게 패했지만 한국 여자골볼의 이번 세계선수권 결승행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행, 2022년 카타르월드컵 포르투갈전 승리에 필적할 만한 기적같은 성과다. 준우승과 함께 28년 만의 패럴림픽 출전권 획득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골볼은 1988년 서울패럴림픽 개최국 자격 출전, 1996년 애틀란타패럴림픽 8강 이후 6번의 패럴림픽에 단 한번도 초대받지 못했다. 패럴림픽 무대 재입성은 여성 시각장애인 체육인들의 숙원이었다. 2019년 창단돼 나서는 모든 대회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은 서울시장애인체육회 골볼팀과 충남 실업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 여자골볼 대표팀이 이꿈을 향해 하나가 됐다. 지난 여름 아시아선수권에서 사상 첫 우승 역사와 함께 포르투갈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한 이들은 한목소리로 패럴림픽의 꿈을 노래했었다. 주장 김희진은 "여자골볼도 패럴림픽 진출 역사를 다시 쓰고 싶다"고 했고, 심선화는 "세계 톱4 이상이 목표다. 선후배들과 함께 파리패럴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고 했었다. "아무리 힘들고 체력이 떨어져도 팀을 위해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힘이 절로 솟는다"던 팀플레이어들이 마침내 사고를 쳤다.
16년 만에 나선 세계선수권 8강에서 '도쿄패럴림픽 동메달' 세계 1위 일본을 3대2, 한 골 차로 꺾었고, 4강에서 '강호' 캐나다(세계 9위)에 5대2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16년 만의 세계선수권 출전에, 1996년 애틀란타패럴림픽 8강이 국제무대 최고 성적인 한국의 결승행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대한민국은 '자이언트 킬링'을 이어가며 꿈의 2024년 파리패럴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화여대 체육학과 출신 비장애인 지도자 정지영 감독은 "골볼은 팀스포츠다. 외국선수들의 기량과 피지컬이 우리보다 뛰어날 순 있지만 '원팀'의 팀워크는 우리가 최고"라며 자부심을 표했었다. 원팀의 힘,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 여자 골볼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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