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입지는 굳건하다.
정해영(21)은 이견 없는 KIA 타이거즈의 최강 마무리 투수다. 데뷔 2년차인 지난해 본격적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아 64경기서 34세이브를 따냈다. 올해에도 55경기서 32세이브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30세이브 달성에 성공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사상 첫 2년 연속 30세이브. 프로 데뷔 3년 만에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깊다.
하지만 정해영에게도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시즌이었다. 올해도 반복된 8월 부진 때문이다.
올해 정해영의 8월 성적은 8경기 3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11.57이다. 7이닝을 던져 피홈런 3개, 볼넷 5개를 내줬다. 8월 11일엔 어깨 염증으로 말소돼 2주간 휴식을 취하고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9월 들어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KIA의 가을야구행에 일조한 게 다행스런 부분.
정해영은 작년에도 8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8월 중순 잇달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고개를 숙인 바 있다. 8경기 7⅓이닝에서 2세이브를 거뒀지만, 피홈런 3개에 평균자책점은 6.14였다. 같은 8월 부진이지만, 볼넷과 평균자책점이 수직상승한 올해 부진이 좀 더 커 보인다.
2년 간 8월 흐름은 구위-제구 불안이 동시에 찾아오는 식이었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걸렸던 지난해엔 실전 감각 문제를 꼽을 만했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외에 공백이 크지 않았던 올해는 전반적인 퍼포먼스가 떨어졌다는 점에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정해영이 두 번의 부진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았고, 구위와 제구를 회복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점을 보면 체력이나 기량보다는 심리적 문제가 좀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도 있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은 모든 선수의 목표. 그러나 144경기를 치르는 긴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흔들림 없이 치르긴 어렵다. 부진보다 회복과 마무리가 중요한 이유다. 정해영은 두 번의 부진에서 모두 반등을 이뤘다는 점에서 새 시즌, 나아가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자리를 이어갈 힘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부진을 반복하는 것은 징크스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 시즌엔 분명 풀어야 할 과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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