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멜버른'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12월 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올댓스포츠 사무실에서 마주 앉은 황선우는 "2022년에 좋은 일이 많았다. 쇼트코스 자유형 200m가 특히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1분39초72'. 스스로도 생각지 못한 기록이었다. 터치패드를 찍은 후 전광판을 확인한 황선우의 표정, 양팔을 들어올린 제스처에서 당시 심경이 고스란히 읽힌다. 황선우는 속으로 '완주만 하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유가 있다. 예선 도중 터치패드를 찍다 오른손 중지에 심한 타박을 입었다. 수영모를 쓸 때도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게다가 시야가 좁고 물살의 영향을 크게 받는 8번 레인에 배정됐다. 그야말로 최악의 조건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짧은 2주 훈련 후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 나섰다. 황선우는 "2주 훈련으로 좋은 기록을 낸단 건 욕심이다. 1년 동안 해왔던 게 이제 (결과로)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황선우는 2022년 튀르키예 고산지대, 호주에서 두 차례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스타트, 턴, 돌핀킥 능력을 키우면서 페이스 훈련에 매진했다. 자유형 200m 쇼트코스 결선, 25m 구간 기록에서 일관되게 12초대를 찍은 건 큰 의미다. 도쿄올림픽에서 오버페이스로 메달을 놓친 걸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황선우는 "레이스 운영 능력과 체력이 좋아진 것같다"고 자평했다. 이제 과제는 '쇼트코스' 호기록을 올림픽, 아시안게임 종목인 '롱코스' 진검승부로 연결하는 일. "올해 롱코스에서 목표 삼은 1분43초대에 진입하려면 이번처럼 페이스가 안 무너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남자 자유형 200m 결선, 옆 레인(7번 레인)엔 '2004년생 라이벌' 다니엘 포포비치(루마니아)가 있었다. 포포비치는 지난 8월 유럽선수권(롱코스)에서 자유형 100m 세계신기록(46초86)을 수립했다.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1분43초21)에서 황선우를 꺾고 1위에 올랐고, 유럽선수권에선 1분42초97로 '마의 43초' 벽을 깼다. 황선우의 한국최고기록 1분44초47보다 1초50 빠르다. 이 종목 세계신기록은 파울 비더만(독일)이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전신수영복을 입고 수립한 1분42초00.
인터뷰 도중 문득 궁금해졌다. 황선우는 세간에서 말하는 '천재'일까. 그는 "중·고등학교 때 기록이 계속 줄어드니 어린 마음에 '나 수영 잘하네' 생각은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다. 연습할 땐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빡세게' 한다"고 털어놨다.
황선우가 아시아신기록을 세운 날, '아르헨티나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는 카타르월드컵에서 생애 첫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축구 마니아' 황선우는 "(아르헨티나-프랑스)결승전을 봤다. '미친 경기'였다. 메시를 보면서 '정말 다 가졌네. 멋있다'고 생각했다. 자극을 받았다. 나도 메시처럼 수영에서 딸 수 있는 메달은 다 따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황선우의 2022년은 눈부셨다. 2023년 계묘년 새해 목표 역시 또렷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 200m, 계영 800m 모두 정상에 오르고 싶다. 멜버른에서 애국가를 들으며 가슴이 찡했다. 항저우에서도 꼭 애국가를 울리고 싶다."
세상 모든 '월드클래스' 수영선수들의 꿈은 세계신기록이다. 황선우 역시 그렇다. "비더만의 200m 쇼트코스 기록(1분39초37)이 독보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0.35초 차까지 줄이고 보니, 세계신기록이 못 이룰 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감을 전했다. "계영 800m도 '0.04초차' 4위였다. 일단 올해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 목표다. 세계선수권 계영 메달 역시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황선우에게 새해 '버킷리스트'를 물었다. 거침없던 수영 청춘이 처음으로 침묵했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수영 외엔 생각이 안난다"고 했다. "(선수 황선우와 인간 황선우가)분리가 안돼 있다"더니 도돌이표처럼 계속 '수영' '기록' 이야기로 되돌아갔다. 오직 수영에 진심인 스무 살, 수영할 때 가장 행복한 스무 살, 누구도 그 끝을 모른다는 스무 살, 그게 바로 황선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연예 많이본뉴스
-
'15억 사기' 양치승, 청담 100억대 아파트 관리자로 새출발 "체육관 운영보다 힘들어" -
유선호, ♥신은수와 열애 인정 후 첫 심경 "얼떨떨하지만 감사" -
주사이모, 전 매니저 저격 "박나래 걱정에 공익 제보? 돈 되는 곳 선택한 것" -
故최진실 딸 최준희, 23세에 결혼..♥11세 연상 연인과 5월 웨딩 "오빠 최환희도 응원" -
장윤정, 돈 문제로 친모와 절연..."생일상, 시어머니가 차려주신다" (백반기행) -
'여구여신' 최희, 중안부 축소 시술로 '확 달라진 얼굴'.."효과 대박" -
쯔양, 1300만 유튜버 '어마어마한 수입 공개'..."한 달에 외제차 한 대" (알토란)[종합] -
'충주맨' 김선태 없이 어쩌나…'100만 코앞' 충주시 유튜브 채널 구독자 7만 명↓ 감소[SC이슈]
스포츠 많이본뉴스
- 1."아이스하키 'F***' 욕설은 되고, 컬링X여자는 왜 안돼? 젠장!" 취재진에 '작심' 욕 박은 캐나다 女코치, 이중잣대 맹비난[밀라노 비하인드]
- 2.금메달리스트 최가온도 "잘 차고 다닐래요!"...밀라노-코르티나 첫 金에 선사하는 '특별 선물'
- 3.'날벼락' 대표팀, 문동주 이어 원태인도 낙마, 대만전·일본전 누가? 선발 빠진 자리, 불펜 유영찬 발탁 왜?
- 4.'라온X리틀라이언 콜라보 기획' 가입경쟁 치열하겠네, 삼성, 어린이회원 기획상품 어디서 사야할까
- 5.李대통령, '반칙왕' 오명 씻고 '은메달' 딴 황대헌에 축하 메시지 "빙판 승부사,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