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술문화 사료와 함께 풀어내…"소비자·생산자에 모두 도움 됐으면"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우리 조상들도 와인이나 맥주 같은 외국 술을 마셔 보았을까?"
전통주 연구자 이대형(48)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식품개발팀 연구사가 24일 펴낸 저서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술 이야기' 첫 장에서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이 막걸리와 소주만이 아닌 서양의 와인과 위스키도 마셨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와인 도입, 쇄국정책을 뚫고 들어온 위스키와 맥주, 조선시대 원조국에 수출한 청주(사케)와 고량주. 조선의 폭탄주 등의 역사 속 술 이야기가 사료와 함께 담겨 있다.
특히 조선과 구한말의 술에 관한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억압과 핍박으로 얼룩진 역사적 사실도 고증으로 풀어내고 있다.
배재대에서 유전공학 학사, 생물학 석·박사 과정을 거쳐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 연구사는 2007년 전통주 제조업체 배상면주가에서 시작해 2008년부터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 15년간 전통주 연구 개발에 몰두해왔다.
주로 경기도 쌀과 농산물로 만든 막걸리, 약주, 증류주 등의 제조 기술을 20개 업체에 이전했다. 이 중 4건은 특허도 있다.
그 가운에 산양삼 막걸리는 2017년 우리술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벌꿀을 이용한 '허니와인'은 세계 3대 주류 품평회인 몽드셀렉션에서 2014~2015년 최고상(금상)을, 2019년과 2020년 연속 우리술품평회에서는 대상을 받았는데 지난해엔 대통령 취임식 만찬에 건배주로 사용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자체 육성 벼 품종인 참드림쌀을 활용해 개발한 쌀맥주 '미미사워'가 세계 3대 맥주대회인 일본 IBC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진흥 유공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2016년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의 달인(전통주)으로 선정되면서 한 우물만 판 성과를 인정받았다.
발효공학 전공의 지도교수 영향을 받아 술 연구를 시작했다는 이 연구사는 "항아리에서 술이 발효할 때 귀를 대보면 들리는, 빗소리 같은 기포 터지는 소리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이번 책이 젊은 세대를 포함한 소비자들의 우리술에 관한 관심을 높여 전통주를 더 찾게 되고, 그에 따라 농산물 판로 확대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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