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키보드· 동물노동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역사 컬렉터, 탐정이 되다 = 박건호 지음.
역사전문가인 저자는 호적이나 골동품 같은 빛바랜 물건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10가지 장면을 조명한다.
130년 전 호적자료를 통해 111세 노비 갑덕의 사연을 전하고, 구한말 영월군수의 장부에서는 기발한 세금 수탈 방식을 소개한다.
장부에 따르면 효도하지 않거나 음란한 행동을 하면 세금을 내야 했다. 도박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산 표범에게 당한 노루의 사체를 발견하고 녹용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돈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저자는 신분제 동요, 3·1운동, 일정 강점기 무단통치, 창씨개명, 아시아태평양전쟁, 한국전쟁, 1960년대 경제개발 등을 주제로 다양한 사건을 전한다.
저자는 서로 무관해 보이는 자료들 사이에서 연관성을 발견하고, 행간을 이어 붙여가며 사건을 추론한다.
휴머니스트. 264쪽.
▲ 죽음의 키보드 = 미하엘 초코스 지음. 박병화 옮김.
독일의 법의학자인 저자가 전하는 법의학 이야기. 저자는 법의학자들이 지닌 전문 지식과 능력을 "죽음의 키보드"라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모든 죽음에는 아주 특수한 키보드가 장착되어 있는데, 법의학자들은 이 키보드를 두드려가며 진실을 찾아낸다.
법의학자들은 시신 조사를 통해 죽음 과정을 재구성한다. 피해자의 몸에 남은 상처에서 가해자의 진술과 대치되는 부분을 확인하고, 범인이 조작한 단서들에서 어떤 요소가 과학적으로 어긋나는지 파악한다.
법의학자의 말은 사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저자는 법의학자가 무거운 책임감을 지녀야 하고, 타인과 상황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하며, 누구의 의견에 기대지 않은 채 사실을 탐구하려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에쎄. 360쪽.
▲ 동물노동 = 오마르 바추르·샬럿 E. 블래트너 등 지음. 은재·부영 등 옮김.
예로부터 인간은 동물들을 먹고 사는 데 이용했다. 소를 이용해 밭을 갈았고, 개를 이용해 양을 지켰다. 동물의 노동 시간은 주인이 정하기 나름이었다.
동물에게도 노동 시간이 필요할까? 동물윤리와 철학·법학 전문가들인 저자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동물노동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며, 미래의 노동은 종간 차별 없이 더 정의롭고 더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공장더불어. 40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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