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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아이들과 놀고 있는 동안 아내는 주방에서 홀로 이혼 신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를 본 남편은 "그걸 또 왜 쓰냐"며 익숙한 반응을 보였다. 부부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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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대낮부터 반주를 했고 아내는 식사 전에 여러 종류의 약을 먹었다. 하지만 머리가 아픈지 식사를 중단한 아내. 아내는 "눈 아프고 턱 아프고 귀를 바늘로 찌르는 거 같다. 이도 아프다"고 토로했다. 아내는 "이유 없이 턱이 갑자기 안 움직인다거나 어떨 때는 (아픈 곳이) 귀 쪽으로 올 때고 있고 목으로 올 때도 있다. 바늘로 누가 계속 쪼는 거 같은 느낌"이라며 "살갗이 다 아파서 한의원도 다녀보고 대학병원도 갔는데 이상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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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꾀병이라기보다는 아픈 정도에 비해 과하게 표현한다? 아파하고 말면 되는데 죽을상을 하고 다니니까"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럼 아내는 언제부터 아파하기 시작한 걸까. 남편의 친구를 같이 만난 아내는 "우린 만난 게 잘못 됐다. 연애 기간이 너무 짧았다. 혼인신고 하니까 사람이 달라지더라"라며 본격적인 한풀이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남편의 외도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 사건으로 1년을 싸웠다는 두 사람. 아내는 "그때 살갗이 다 아프고 어디서 남자, 여자가 대화하는 소리라도 들리면 의심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그날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아내는 "너에게 신뢰가 다 깨져버린 그 사건 좀 얘기해봐라"라고 말했고 남편은 "이것만 믿어줘라. 난 친구랑 그 여자를 이어주려 한 거다. 걔한테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남편은 "난 지금 너랑 어떻게든 살고 싶어"라고 했지만 아내는 "싸울 때 하는 그런 말들이 문제다. 대화를 하면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내가 대화를 피하는 것"이라고 서운한 점을 밝혔다.
이에 아내는 마음을 닫아버렸다. 아내는 남편에 끊임없이 이혼을 요구하고 남편은 이혼하려 하지 않았다. "네가 없으면 행복할 거 같다"는 아내의 말에도 남편은 "노력하자"고 할 뿐이었다.
자신의 막말로 아내가 상처받았던 일화를 털어놔도 남편은 기억을 못했다. 남편은 "화가 나면 어느 정도 선까지는 제가 조절하는데 그 선을 넘어가면 제가 딴 사람이 되는 거 같다. 화가 나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는데 상처를 주려고 더 심한 말을 하는 거 같다"고 밝혔다.
이에 아내는 "이 사람은 싸울 때 정말 취약한 점을 건드려서 사람의 자존감을 다 떨어트릴 정도로 심한 말을 꺼낸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남편이 화를 내도 "상처를 받아서 그런 것"이라는 식의 당당한 태도는 잘못됐다 지적했지만 남편이 후회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희망을 갖겠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아내의 증상들이 아무런 내과적 이상 없이 다양한 신체증상을 반복적으로 호소하는 질환인 신체화 장애라고 진단했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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