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좋았다. 정말 잘했어…진짜 좋았다."
시즌초 고전을 거듭했다. 4월 평균자책점이 7.17에 달했다.
한현희는 13일 KT 위즈전에서 이적 후 첫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뒤에야 비로소 미소를 보였다.
시즌 3승째지만, 지난 2번의 승리 때는 히어로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그는 "그땐 너무 못 던져서 못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항상 담담하고 여유있던 목소리가 떨렸다. 이날 현장은 1만8700명의 팬들로 매진을 이뤘다.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내려오는 한현희를 향해 팬들의 뜨거운 연호가 쏟아졌다. 한현희는 "팬들이 내 이름을 외쳐주시니까…살짝 소름 돋기도 하고, 울컥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오랜 고민 끝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적 후 살이 쏙 빠질 만큼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결혼하더니 사람이 달라졌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자신을 저평가했던 전 소속팀이나 타 팀을 향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좀처럼 잘 되지 않았다. 한현희는 "솔직히 마음 고생이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김현욱 코치님이 더 하셨을 것 같다"며 '은사'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 코치는 올해부터 롯데에 합류, 트레이닝과 컨디셔닝을 담당하고 있다. 1997년 구원투수로 20승, 1998년 13승을 올린 사이드암 레전드다. 캠프 때부터 김 코치가 한현희를 '전담마크'한 이유다.
훈련이 얼마나 독했던지, 한현희는 캠프 도중 "(김)현욱이형 사랑해요!"라며 몇 차례나 절규하곤 했다.
"마운드 내려오니까 김현욱 코치님이 계속 웃으시더라. '좋았다, 잘했다' 하시고, 나중에 하이파이브 나갈 때도 '정말 좋았다' 하시더라. 코치님이 날 정말 잘 잡아주셨다."
한현희는 "비가 와도 코치님과 함께 훈련했다. 조금만 대충 하면 바로 혼난다. 다들 '코치님 눈에 너밖에 안보인다'고 하더라"며 미소지었다.
"훈련량이 많다기보단, 받아들이기 나름 아닐까. 솔직히 힘들긴 한데,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한테 도움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김 코치님이 시키면 이제 난 무조건 한다."
사실 이날 한현희의 장인장모도 현장을 찾을 계획이었지만, 예상외로 티켓이 매진돼 함께 하지 못했다. 한현희는 "사위가 모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하면서도 "앞으로도 잘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4경기 연속 우천취소로 인한 강제 휴식은 롯데 선발진에 확실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스트레일리와 반즈에 이어 한현희도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았다. 한현희는 "롯데는 잘 될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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