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치는 타자나, 던지는 투수나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때가 있다.
투타 둘의 직감은 거의 어긋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느낌이 다를 때도 있다.
15일(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시즌 7차전. 8-7로 앞선 9회말 수비에서 탬파베이는 마무리 제이슨 애덤을 마운드에 올렸다.
애덤은 선두 오스왈도 카브레라를 2루수 땅볼, 글레이버 토레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어 타석에는 홈런 타자 애런 저지가 등장했다. 최근 부상에 돌아온 저지는 전날 홈런 2방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회복했다.
홈런 한 방이면 동점, 애덤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저지는 애덤의 초구 79.5마일 스위퍼가 가운데 높은 코스로 날아들자 여지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애덤은 공이 맞아 나가자마자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홈런이라고 느낀 것이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향해 뻗어나갔다. 하지만, 중견수 호세 시리가 워닝 트랙에서 잡아냈다.
이를 확인한 시리는 그제서야 가슴에 왼손을 갖다 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애덤이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큰 타구였다.
저지의 이 타구는 발사각 38도에 배트에 맞은 직후 속도가 111.9마일, 비거리 399피트였다. 전형적인 홈런성 타구였던 것이다. 스탯캐스트는 이 타구는 30개 구장 가운데 19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만약 타구가 펜스를 넘어갔다면 8-8 동점이 돼 애덤에게는 블론세이브가 주어진다.
경기 후 애덤은 "(외야 관중석)30열 정도에 떨어질 줄 알았다. 고맙게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저지가 좀 약하게 친 것 같다"면서 "이번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힘들었다. 어제까지 1승2패였는데, 오늘 승리는 그래서 매우 의미가 크다. 내일 하루를 쉬고 모레부터 메츠를 편하게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당사자인 저지는 이 타구를 어떻게 봤을까. 그는 "잘 치기는 했지만, 빗맞았다. 너무 높이 떴다. 게다가 외야에서 가장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 기적을 바라기는 했다"고 답했다.
2010년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뛰어든 애덤은 7년간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카고 컵스를 거치며 저니맨 신세가 된 그는 지난해 3월 탬파베이와 FA 계약을 맺은 뒤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핵심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67경기에서 2승3패, 8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1.56을 마크했다. 올해도 이날까지 18경기에서 1패, 5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마크 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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