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절호의 기회에서 대타로 교체되는 외국인 타자,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폭풍' 삼진쇼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신임 감독도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그를 믿지 못했다. 대타와 교체되는 굴욕까지 맛봐야 했다. 이 지경이면 차라리 없이 경기를 치르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가 복귀 후에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오그레디는 16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7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삼진 2개를 당한 후 8회 찬스에서 대타 박정현과 교체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최원호 감독의 복잡한 심기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오그레디는 한화가 총액 100만달러를 투자해 야심차게 데려온 거포다. 한국보다 더 강하고, 정밀하다는 일본 무대에서 뛴 경험이 있었기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일본에서 뛴 게 진짜였냐고 의심될 정도의 실력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공을 맞히질 못했다. '삼진 기계'였다. 4월 68타석에 들어서 31번 삼진을 당했다. 홈런은 1개도 못쳤고 볼넷도 4개밖에 골라내지 못했다.
결국 2군에 갔다. 2군에 가니 감기 핑계를 대다 다시 방망이를 돌렸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수베로 감독 경질, 최 감독 선임 시점과 맞춰 슬그머니 1군에 복귀했다. 수베로 감독은 경질 직전 오그레디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깊은 한숨만 내쉬었었다.
이미 버치 스미스라는 '날강도'에 100만달러를 날린 한화다. 오그레디까지 함부로 내치기 쉬운 상황이 아니다. 그를 어떻게든 살려 써보고 싶은 프런트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최 감독도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 오그레디를 활용해달라는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타이밍은 맞는다"라며 오그레디를 적극적으로 감쌌다.
그런데 최 감독이 보기에도 너무했나보다. 13일 SSG 랜더스전 4타수 1안타 0삼진으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14일 경기에서 바로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제 자리를 찾았다. 최 감독은 롯데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타순을 7번까지 내려줬지만, 결과는 삼진-삼진이었다.
그런데 0-1 1점차로 끌려가던 8회 선두타자가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서 오그레디. '이기는 야구'를 천명한 한화인데 이 절호의 기회에서 오그레디가 다시 삼진을 당하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오그레디가 적시타, 홈런을 쳐주는 것이었겠지만 최 감독의 눈에도 그럴 일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였나 보다. 결국 '오그레디 살리기'와 '이기는 야구'의 충돌 결과, 결론은 대타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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