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나올 때마다 막는다. 페이스는 역대급이다.
SSG 랜더스 마무리 투수 서진용의 시즌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17일까지 20경기에서 20⅓이닝을 던진 서진용의 성적은 1승 무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0이다.
내용도 흠잡을 데가 없다. 20이닝 넘게 던지면서 단 한 개의 피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볼넷 10개를 내줬으나 탈삼진 21개를 잡았다. 피안타율 1할5푼3리,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3 등 세부 지표 역시 준수하다.
서진용이 이런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올 시즌 최대 60세이브 이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제 중반에 접어드는 시점이지만 페이스 자체가 워낙 빠르다.
지난해 42세이브로 부문 1위를 차지했던 고우석(LG 트윈스)은 비슷한 시기에 12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후반기 순위싸움이 격렬해지는 과정에서 세이브가 계속 추가되며 선두 자리로 올라선 바 있다. 2021시즌 44세이브로 1위에 오른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도 비슷한 시기에 14세이브를 올렸다. 시즌 개막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20세이브 돌파는 물론, 부문 1위를 차지했던 마무리 투수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주목해볼 만하다.
역대 KBO리그에서 5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마무리 투수는 없다. 40세이브 이상 기록은 7번 있었다. 오승환이 2006년과 2011년 각각 47세이브를 기록했다. 2011시즌 오승환이 두 번째 47세이브 기록을 세울 당시 서진용과 같은 시점에의 기록은 1승 무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1.16이었다. 다만 피안타율은 1할1푼7리, WHIP는 0.77로 지금의 서진용보다는 강력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서진용은 지난해 21세이브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전까진 제구나 구위 면에서 마무리로는 썩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 뒤따랐다. 그러나 올해는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면에서 완벽한 마무리 투수의 면모를 갖추는 모양새다. 4시즌 연속 60이닝을 돌파한 그가 부상, 체력 저하 등 변수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올 시즌 성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