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선발 변수가 많다. 진짜 힘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미리보는 한국시리즈'가 열린다.
양팀은 23일부터 인천에서 주중 3연전을 벌인다. 전력만 놓고 봤을 때, 시즌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두 팀. 예상대로 순항하고 있다. SSG는 외국인 선발 한 자리가 구멍나버렸고, LG는 4월 '뛰는 야구' 논란(?)과 마무리 고우석 이탈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양팀 모두 투-타 밸런스 측면에서 다른 팀을 압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3연전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3연전을 앞두고 양팀 똑같이 26승1무14패다. 공동 1위. 이번 3연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팀이 무조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다. 2승1패 결과가 나오면 1경기 차이 뿐이지만, 만약 한 팀이 3경기를 모두 잡는다면 선두 경쟁에서 단숨에 치고 나갈 수 있다.
그런데 한 팀 3승 경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은 아니다. 양팀 전력이 워낙 팽팽하기도 하지만, 선발 싸움 예측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보통 포스트시즌 같은 경우는 밑에서 올라온 팀이 타이트한 일정을 치르고 올라오지만 않는다면, 가장 강한 선발투수부터 차례로 맞서 싸운다. 하지만 정규시즌은 부상, 부진 등 변수가 많다. 모든 팀이 개막 로테이션을 계속 지키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 양팀 3연전은 공교롭게도 4~5선발들의 싸움이 될 예정이다. 새롭게 KBO리그에 데뷔하는 투수도 있다.
로테이션상 SSG는 오원석-엘리아스-박종훈이 던질 전망이다. LG는 임찬규-이지강-켈리다. 오원석과 박종훈, 임찬규와 이지강은 양팀 4~5선발 자원들이다. 엘리아스는 한 경기도 던지지 않고 퇴출된 로메로 대체 선수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켈리는 LG의 에이스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25일부터 3일간 이어진 첫 3연전 맞대결에서 던진 투수는 켈리 뿐이다. 당시 SSG는 문승원-송영진-김광현 순이었고 LG는 켈리-김윤식-플럿코가 나왔다. 다시 말해, 이번 시즌 처음 보는 투수들의 공을 양팀 모두 쳐야한다는 뜻이다.
오원석과 임찬규의 대결이 의외로 에이스 대결만큼 흥미로운 것으로 보인다. 두 투수 모두 최근 페이스가 매우 좋다. 오원석은 4승1패 평균자책점 2.96인데 최근 개인 3연승이다. 임찬규 역시 개인 3연승 중. 올시즌 패전이 없다. 평균자책점도 2.48이다.
엘리아스는 종잡을 수 없다. 2군 경기에서 괜찮은 투구를 했다고 하지만, 1군 실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그의 생소함이 LG 타자돌을 곤혹스럽게 할 여지는 충분하다. 엘리아스에 행운인 건 LG 5선발 이지강이 올시즌 아직 승리 없이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구위가 좋은 투수라 '긁히는 날'이면 경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
마지막 날은 일단 LG쪽이 우세할 경기다. 양팀 선발 컨디션이 극명히 갈린다. 박종훈은 1승4패 평균자책점 4.86으로 부진하다. 이번 시즌 극도의 제구 난조를 겪고 있다. 최근 2경기 2패 과정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 여파로 인해 지난 시즌 LG 타자들은 박종훈의 공을 경험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치는 정통 언더핸드볼에 고전할 여지도 충분하다.
반대로 개막 후 믿기 힘든 부진을 겪었던 켈리는 최근 개인 3연승으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3경기 모두 7이닝을 소화했다. SSG 입장에서는 켈리를 인정한다고 치면, 앞선 2경기에 일단 총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선발 싸움이 변수가 많을 때, 각 팀들의 진정한 실력이 드러난다. 타자들의 집중력과 팀 플레이, 그리고 불펜 운영 등에서 경기가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평소 선수들을 믿고 경기 운영을 맡기는 SSG 김원형 감독과, 적극적으로 경기에 개입하는 LG 염경엽 감독의 스타일도 매우 상반된다. 이럴 경우 어느 감독 스타일이 경기에 도움이 될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