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독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발달장애인 역도 선수 강원호가 3차 시도를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역도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너도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강원호는 23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진행한 '2023년 스페셜올림픽 세계 하계대회' 역도 105kg 체급 데드리프트 1차 시도에서 240kg, 2차 시도에서 260kg을 들어 3차 시도를 앞두고 첫번째 승리자(금메달)를 조기에 확보했다. 발달장애인의 스포츠 대축제 '스페셜올림픽'에선 성적보단 도전에 큰 의의를 두기 때문에 금메달 보단 첫번째 승리자라고 표현한다. 메달권 밖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OO 승지자를 붙이고 리본을 선사한다..
3차 시도에서 무게 280kg은 메달색과 관련없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강원호는 "살면서 이런 함성은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기립박수를 받으며 역도장에 입장한 강원호는 팬들이 환호하는 분위기에서 270kg을 번쩍 들었다. 강원호는 역기를 내려놓자마자 관중들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강원호는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라며 웃었다.
강원호는 앞서 스쿼트에서 265kg를 들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3가지 세부 종목 중 벤치프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2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글었다. 스페셜올림픽은 세부 종목까지 금메달을 부여한다. 역도의 경우 종합 점수를 매겨 메달색을 가른다. 이에 따라 강원호는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그리고 종합까지 총 3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강원호는 "많은 관중 앞이라 새롭고 재밌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원호와 십수년째 함께 호흡하는 황희동 감독과 최진옥 코치는 강원호가 비장애인과 겨뤄도 손색이 없는, 국내 발달장애인 역도 랭킹 1~2위를 달리는 최고의 선수라고 귀띔했다. 최 코치는 "(강)원호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재주가 있다"고 말한 뒤 기자에게 "역도 재미있죠? 내일 오실거죠?"라고 물었다.
같은 날 여자 역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4개의 메달을 쓸어담은 임기묘와 '작은 거인' 강원호가 띄운 열기는 24일 김형락이 이어간다. 김형락은 국내에서 강원호와 최고의 자리를 두고 다투는 실력파다. 대표팀 코치진은 김형락이 강원호의 270kg 기록에 자극을 받아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영 종목에서도 첫번째 승리자가 탄생했다. 발달장애인 수영계의 1인자인 박우선이 접영 50m Level A에서 39초8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고필재가 남자 탁구 단식 은메달, 김성연이 여자 단식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23일 기준, 대한민국 선수단의 메달은 총 47개(금메달 19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0개)로 늘었다.
스페셜올림픽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다. 1968년 미국 시카고에서 초대 대회를 개최한 뒤 2년마다 하계·동계 대회를 번갈아 열고 있다. 'For'가 아닌 'With'를 지향하고, '단결과 화합'을 기치로 내건다.
150명으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 골프, 수영, 농구, 3대3 농구, 축구, 배구, 롤러스케이팅, 육상, 탁구, 배드민턴, 역도, 보체 등 총 12개 종목에 출전한다. 대회는 25일까지 7박8일간 열린다.
베를린(독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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