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즌초에는 5이닝을 버티기 힘겨울 만큼 부진했다. 전반기 말미엔 8연속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내달리며 팀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2023시즌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 드림올스타(SSG KT 삼성 롯데 두산)와 나눔 올스타(키움 LG KIA NC 한화)가 맞붙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올스타전에 무려 9명이 한꺼번에 출전했다. 베스트12 중 8명이 롯데다. 박세웅 구승민 김원중 안치홍 노진혁 김민석 전준우까지 7명이 팬투표 1위를 차지하며 롯데팬들의 뜨거운 화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SSG 랜더스 최 정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팬투표 2위 한동희가 추가됐다. 유강남은 감독 추천 선수로 합류했다.
올스타전 무대를 앞두고 만난 '안경에이스'는 초연했다. 박세웅 역시 올스타전 선발은 첫 경험이다. 그는 쏟아지는 장맛비를 보며 "내가 선발이라고 또 비가 오네"라며 웃었다. '레인맨', '비세웅'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묘하게 비와 인연이 깊은 그다.
"전에는 올스타전에 팀 동료가 2~3명 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9명이 나오니까 확실히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사직구장 마지막 올스타전이라 더 뜻깊다."
'사직구장에서의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물으니 "지금은 2017년 준플레이오프다. 올해부터 2023년 한국시리즈가 될 수있도록 하겠다"라는 각오로 답했다. 전반기 방송 인터뷰에서 '기세' 2행시를 지어달라는 말에 "기대해주십시오. 세번째 우승"이라 답했던 그다.
2만 2990석의 올스타전 티켓은 이날 오후 4시 11분쯤 매진됐다. 박세웅은 '미스터 올스타' 가능성을 묻자 "3이닝 퍼펙트, 3타자 9구 퍼펙트이닝 같은 거 하면 가능성이 있을까요?"라며 웃었다. 전날부터 이틀 내내 내린 비 때문일까. 홈팬들 앞에서 4실점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박세웅에겐 사인지 외에도 등번호 21번이 새겨진 유니폼에 사인해달라는 팬들이 유독 많았다. 박세웅은 "감사하고 뿌듯하다. 야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5월 19일 SSG 랜더스전부터 6월 30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8경기 연속 QS로 팀을 이끌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롯데는 전반기 막판인 7월 2승6패를 기록하며 전반기 38승39패를 기록, 5할 승률이 무너졌다. 아쉬움 가득한 올스타 휴식기다.
박세웅은 "시즌 초엔 생각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좀더 심플한 마음가짐으로 투구에 임했더니 조금씩 좋아졌다. 무엇보다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어 좋았다"면서 "후반기는 승패마진을 플러스로 만들면서 시작하고 싶다.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