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젠 선수를 내준 NC 다이노스에 엎드려 절을 해야할 판이다.
LG 트윈스의 김진성이 이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떠난 고우석의 빈자리까지 채우고 있다. LG 불펜에서 필요한 곳에 어디든 나서는 김진성이 가장 마지막인 마무리까지 나서게 된 것이다.
김진성은 23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서 3-1로 앞선 9회초 1사 1,2루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한화전 때 4대3, 1점차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당시엔 6회말 1이닝을 막고 이후 강우 콜드게임이 되면서 세이브가 주어졌을 뿐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다.
이번엔 동점 위기의 세이브 상황이었다. 2점차에서 백승현이 세이브를 하러 올라왔다가 1사후 볼넷과 실책으로 1,2루의 위기에 몰리자 LG 염경엽 감독이 베테랑인 김진성을 올린 것.
김진성은 4번 닉 윌리엄스에게 3개 연속 포크볼을 던졌고 윌리엄스가 3구째 포크볼을 잘 받아쳤으나 우익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2루주자 최인호가 3루까지 달려 2사 1,3루. 신인 문현빈과는 빠르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은 뒤 베테랑답게 여유있게 바깥쪽으로 빠진 직구를 하나 던진 뒤 4구째로 결정구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경기를 끝냈다.
임찬규의 12승을 지켰고, 팀의 우승 매직넘버를 11로 줄이는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진성이 지난 2021시즌이 끝난 뒤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됐을 때만 해도 올해 LG에서 세이브를 올릴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김진성은 NC에서 굳이 방출될 이유는 없었지만 NC는 젊은 투수들을 키우기 위해 김진성을 굳이 내보냈다. 김진성은 다른 구단을 찾아 나섰고, 일일이 전화로 자리가 있는지를 물어야 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김진성의 전화에 "테스트는 무슨 테스트냐"며 몸상태만 확인하고 영입을 했다. 그리고 김진성은 지난해 67경기에 등판해 6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LG는 지난시즌이 끝난 뒤 FA자격을 갖춘 그에게 FA 신청을 하라고 독려했고, 다른 구단을 알아보라고도 했다. 그리고 그와 2년간 총액 7억원에 계약했다.
계약한지 9개월이 조금 지났는데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김진성은 10개구단 불펜 투수중 가장 많은 71경기에 등판해 4승1패 2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고 있다. 71경기는 한시즌 최다 등판 기록이고, 평균자책점 2.32는 자신의 한시즌 가장 좋은 기록이다. 38세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언제든 필요할 때 나와 던지고 있고 항상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제 고우석의 빈자리까지 채웠다. 김진성은 지난해 FA 계약을 하면서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야구선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FA를 할 수 있어 기쁘고,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또한 우리팀 선수들, 팬들과 계속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선수 생활 마지막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돌이켜 보면 LG가 김진성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게 아닐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