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상대 팀이지만 리스펙트' 강습 타구에 맞은 직후 통증을 참고 후속 플레이를 이어간 KT 배제성이 쓰러진 뒤 다시 얼어나 연습 투구를 하자 LG 오스틴은 선발 투수를 향해 존경심을 표했다.
1위 LG 트윈스와 2위 KT 위즈의 더블헤더가 열린 27일 잠실구장. 1차전은 마운드 싸움에서 LG가 완승을 거뒀다. 선발 켈리가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5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더블헤더 2차전 기선제압을 위해 선취점이 필요했던 순간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2회 선두타자 LG 오스틴이 타격한 강습 타구가 마운드 위 KT 선발 배제성의 왼쪽 다리를 강타했다. 투구 후 곧바로 수비 동작을 취하기는 했지만, 타구 속도가 워낙 빨라 글러브를 가져다 대지 못했다.
왼쪽 무릎 아래 가장 약한 부위에 강습 타구를 맞고도 배제성은 통증을 참고 후속 플레이를 이어갔다. 자신의 몸에 맞고 옆으로 흐른 타구를 맨손 캐치 후 1루를 향해 송구했다. 투지를 불태운 배제성의 송구는 악송구로 연결되며 1루수 이호연의 글러브 옆으로 빠져나갔다. 타자주자 오스틴은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수비 후 그라운드에 쓰러진 배제성은 그라운드를 내려칠 정도로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김태균 수석, 김태한 투수코치는 트레이너와 함께 급히 달려 나와 강습 타구에 맞은 선발 배제성의 상태를 살폈다.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하던 배제성은 부축을 받은 뒤 일어났다. 어떻게 해서든 이닝을 끌고 가고 싶었던 배제성은 통증을 참고 마운드 위에 다시 섰다.
3루에 안착한 오스틴은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배제성을 바라봤다. 다시 마운드 오른 배제성이 몇 차례 연습 투구를 마친 뒤 벤치를 향해 괜찮다는 시그널을 보내자, 오스틴은 배제성을 향해 미안하다는 제스처와 함께 엄지를 치켜세웠다.
상대 팀이지만 강습 타구에 맞고도 플레이를 이어 나가려는 배제성의 투지에 오스틴은 존경심을 표했다.
KT 선발 배제성은 무사 3루서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 유도하며 첫 아웃카운트와 3루 주자 오스틴의 득점을 맞바꿨다. 이후 김민성도 중견수 뜬공. 배제성의 역투를 지켜보던 벤치는 더 이상의 투구는 무리다는 판단하에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잡은 LG는 정규 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6으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