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27)과 KIA 타이거즈 양현종(36)이 첨예한 신경전을 펼쳤다. 5회초 좌중간 안타를 치고 주자로 나선 황성빈이 리드 상황에서 오른쪽 다리를 움찔거리는 장면이 잇달아 포착됐다. 좌완 양현종이 와인드업 자세에서 1루를 주시하는 상황에서 황성빈의 '다리춤'은 멈출 줄 몰랐다. 한참을 바라보던 양현종이 결국 세트포지션을 풀고 포수 김태군이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일그러진 양현종의 표정도 TV 중계 화면에 그대로 포착됐다.
이날 TV중계에 나선 이대형 해설위원은 "주자가 대개 저렇게 다리를 움직이는 건 뛰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말 뛸 선수라면 저렇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2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황성빈은 빠른 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뒀다. 타격 시에도 번트 후 강공 전환 자세를 거듭하면서 내야진 움직임을 키우거나, 배트를 던지면서 타격하기도 했다. '다리춤' 역시 그의 전매특허.
양현종은 경기 후 "순간 의식도 되고 조금 신경 쓰이기도 했지만, 황성빈은 투수를 괴롭히는 유형의 선수다. 그 선수의 임무일 뿐"이라며 "사람인지라 표정에서 조금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동요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도 그렇고 재작년에도 그랬지만, 롯데 선수들에게 들어보면 황성빈은 그게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끝도 없다. 그 선수만의 트레이드마크다. 최대한 동요되지 않기 위해 나 역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롯데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에게) 하지 말라고 했다. 내가 좀 민망하더라"고 운을 뗐다. 그는 "안해도 되는 건데 과하게 한 것 같다. 상대를 자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타석에서 배트를 던지는 거야 그렇다 쳐도 주자로 나가서 한 번 정도는 괜찮지만 계속 한다면 하지 말라고 하는 게 맞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또 "상대 입장에선 신경 안 쓰는 게 맞지만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다. 내가 상대팀 감독이라도 그럴 수 있다"며 "선수에게 직접 이야기는 안했다. 코치진을 통해 '신경쓰라'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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