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조동욱(20·한화 이글스)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3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대체선발'의 기회를 완벽하게 살렸다. 한화는 이날 선발 투수로 문동주를 생각했다.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문동주가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조동욱은 직구 최고 구속은 145㎞가 나온 가운데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2개)을 섞어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묶었다.
1회 1사 후 안타와 볼넷이 나왔지만, 후속 타자를 뜬공으로 막은 뒤 포수 최재훈의 도움을 받아 이중 도루를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으면서 안정을 찾았지만, 3회 수비 실책에 첫 실점이 나왔다. 1사 후 임지열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이를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가 뒤로 흘렸다. 임지열은 3루에 안착했다. 이후 이용규의 희생플라이가 나와 실점을 했다. 도슨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신인에게는 흔들릴 수 있는 순간. 그러나 4회와 5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잡아냈다. 6회 1사 후 안타가 나왔지만, 실점을 하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고졸 신인 투수 데뷔전 퀄리티스타트는 2018년 3월28일 양창섭 이후 6년 만. 당시 양창섭은 광주 KIA전에서 6이닝 4안타 1볼넷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실책이 나왔지만, 타자들은 두둑한 득점으로 조동욱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3회말 두 점을 곧바로 만회했고, 4회와 5회에도 점수가 이어지면서 7-1까지 점수를 벌렸다. 한화는 8대3으로 승리했고, 조동욱은 승리투수가 됐다.
조동욱은 3월31일 황준서에 이어 KBO리그 역대 11번째 고졸 신인 선수 데뷔전 선발승을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뒤 조동욱은 "첫 번째로 후회없이 던지자는 생각이었다. 오늘 피칭에서도 후회없이 던진 게 만족스럽다"고 미소를 지었다.
'좌완 전설' 류현진과 포수 최재훈은 조언 한 마디로 부담을 덜어줬다. 그는 "류현진 선배님과 최재훈 선배님께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류현진 선배님께서는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너 하던대로 편하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라고 해주셨다. (최)재훈 선배님은 아무것도 신경쓰지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미트만 보고 사인대로 세게 던지라고 하셨다. 정말 마운드에 올라가니 선배님들의 말들이 생각나서 더 좋은 결과가 있던 거 같다"고 했다.
장충고 동기이자 앞서 데뷔전 선발승을 거둔 황준서는 더욱 실질적인 조언을 해줬다. 조동욱은 "(황)준서도 조언을 많이 해줬다. 준서는 워낙 친하다보니까 굉장히 세세한 것까지도 다 조언을 해줬다. 마운드 거리나 공인구 감각 등을 다 알려줬다. 퓨처스 타자와 1군 타자가 많이 다르냐고 물어봤는데 똑같다고 생각하고 던저라고 해줬다. 그런것도 굉장히 고마웠다"고 이야기했다.
조동욱은 황준서 이야기에 "제일 친한 친구가 잘 던지니까 나도 같이 기분이 좋았다. 그 마음이 첫 번째였다. 두 번째로는 나도 준서처럼 선발 데뷔승을 하는 상상과 이미지 트레이이닝을 하기도 했다. 부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동욱은 좌타자 상대로도 과감한 몸쪽승부를 펼쳤다. 조동욱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몸쪽 피칭을 하려고 했다. 퓨처스에서도 코치님들께서 왼손 투수가 좌타자 몸쪽에 공을 던지면 무기가 될 거라고 했다. 그 부분을 신경썼고, 좋은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야구장에는 조동욱의 어머니가 방문해 아들의 피칭을 지켜봤다. 조동욱은 "(경기를 마친 뒤에) 부모님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 아버지는 못 오시고 어머니만 야구장에 오셨는데, 엄청 좋아하셨을 거 같다. 빨리 전화드리고 싶다"라고 웃었다.
조동욱은 이어 "믿고 기회를 주신 최원호 감독님과 그동안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주신 퓨처스 이대진 감독님 박정진 코치님 마일영 코치님께 감사드린다"라며 "야구를 하면서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다. 안 풀리기도 하면서 시행착오도 겪었는데 뭔가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흡족한 마음을 전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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