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팬들과 함게 만든 승리.
KT 위즈의 가을, 준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결과였지만 아름다웠다.
시즌 초반 하위권 충격에 허덕이다, 정규시즌 중반부터 치고 올라오며 가을야구 진출 경쟁을 벌였다. 타이브레이커까지 치르는 극적 드라마로 5위를 확정지었고,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그 불리하다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막판부터 사실상의 가을야구를 하며 체력이 떨어진 가운데, 강팀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 승부까지 벌였으니 패했어도 성공인 가을의 마무리가 됐다.
이번 가을, KT의 경기력만큼 인상적인 게 있었다. 바로 KT 팬들이었다. 수원 홈팬들도 홈팬들이지만, 잠실 3루쪽을 가득 채운 KT팬들의 '화력'이 대단했다.
사실 10번째 막내구단인 KT는 전국구 인기 구단은 아니다. 원정지에 가면 팬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게 현실. 하지만 올 가을은 달랐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부터 대단했다. 3루 내야 뿐 아니라, 외야도 KT팬들로 가득찼다.
이강철 감독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이 감독은 두산과의 1차전을 앞두고 들리는 팬들의 함성과 응원 노래 소리가 너무 커,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확인까지 했다고. 두산팬들과의 응원전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은 두산 때만큼은 아니었다. LG팬들의 예매 실력(?)이 더 뛰어났는지, 3루 내야 군데군데 노란 물결이 보였고 외야는 LG팬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운명의 5차전은 KT팬들이 또 힘을 냈다. 외야까지는 아니어도 3루 내야는 확실하게 지배하며 선수들을 서포트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KT는 지난해 LG와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마지막 5차전 LG의 우승이 확정되고, 우승 행사를 보기 위해 LG팬들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KT팬들만 자리를 떴는데 3루 응원 단상 앞 극소수였던 아픈 시절이 있었다.
이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 후 "작년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와주셨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 KT 팬이 돼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그분들과 함께 0%의 확률을 깨려고 노력했다. 감사하다. 다만 패한 건 죄송하다"고 밝혔다.
KT팬들은 경기가 끝나고,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KT 선수단 버스가 떠날 때까지 우렁차게 응원가를 불렀다.
김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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