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경기 당 3개의 홈런이 나오는 구장. 그래서 그의 '다승왕'은 더욱 가치가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홈 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친화' 구장이다. 홈플레이트부터 거리가 중앙 펜스 122.5m, 좌우 펜스 99.5m로 짧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구장 모양이 8각형으로 잘라먹는 구조라 외야 수비존이 좁다. 좌우중간 펜스 거리가 다른 구장과 비교해 타석에서부터 거리가 짧다.
올 시즌 라이온즈파크에서 나온 홈런은 총 216개. 경기 당 3개꼴로 KBO리그 구장 중 가장 많다. 평범한 뜬공 아웃 타구가 담장을 넘기도 했다. '투수 무덤'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현역 시절 시즌 17승과 30세이브를 기록한 경험이 있던 윤석민(은퇴)은 "중학생이 경기를 해도 홈런이 나올 수 있다"고 라팍의 문제점을 짚기도 했다. 이후 "마음이 상한 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양해부탁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지만, 라이온즈파크에서 느낄 투수의 부담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장이라는 평가였지만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이 승리를 거둔 투수는 삼성에서 나왔다.
원태인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곽빈(두산·15승)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세부적인 지표도 좋다. 평균자책점은 국내 투수 중 1위, 전체 6위를 기록했다. 이닝 소화력도 뛰어났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의 경기 당 평균 이닝은 5⅔이닝. 원태인은 5⅔이닝을 기록하며 국내 선수 중 3위를 기록했다.
라이온즈파크에서도 원태인은 살아남았다. 올 시즌 원태인의 라이온즈파크 성적은 15경기 10승2패 평균자책점 3.65. 피홈런도 11개로 경기 당 0.73개에 불과했다.
올해만의 성적은 아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지명된 그는 첫 2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규정이닝을 채웠고, 4년 연속 3점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올린 원태인 기록의 가치는 평가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288표 중 81표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수상자는 119표를 받은 카일 하트(NC). 하트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을 기록했다.
원태인은 "라이온즈파크에서 열심히 던진 것을 인정해주신 거 같아 감사하다"라며 "내년에는 꼭 받도록 하겠다. 동기부여가 됐다"고 각오를 다졌다.
원태인의 꾸준함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 원태인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흔들린 뒤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어깨 관절 손상으로 4~6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던 그는 완벽하게 회복해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몸상태는 좋다. 내년에는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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