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대표팀 감독만 바뀌고 나머지는 사실상 그대로. 연속성을 가져가겠다는 KBO의 의도일까.
KBO는 지난 24일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으로 류지현 전 LG 트윈스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이 나아가야할 정책적 방향성과 대표팀 감독으로서 필요한 자격 조건 등에 대해 논의하여 대표팀 감독 후보를 허구연 총재에게 추천했다"면서 "허구연 총재와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대표팀 운영 계획, 상대팀별 전략 수립 방안, 국내 및 국제 야구계 흐름에 대한 이해도 등에 대해 류지현 최다 득표자와 면접을 거친 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또 "류지현 감독은 현장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고 구단 감독까지 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점과 다년간 국가대표팀 코칭스탭으로서 다수의 국제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은 점 등에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2025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조계현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임명됐고, 류지현 감독을 비롯해 정민철 전 한화 이글스 단장, 강인권, 허삼영, 이동욱 등 KBO리그 전임 감독들과 현역에서 갓 은퇴한 김강민이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대표팀에서 바뀐 것은 감독 자리 뿐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프리미어12까지 대표팀을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만 자리를 내려놓고 떠났다.
대표팀 구성의 핵심 보직인 조계현 기술위원장은 그대로 자리를 유지했고, 류중일 감독에 이어 대표팀 전임 감독을 맡게 된 류지현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APBC, 프리미어12에서 수석코치와 작전수비코치로 류중일 감독을 보좌했던 코칭스태프다.
사실 야구 대표팀이 지난해 '리빌딩'이라고 일컫는 시간동안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아시안게임은 대만을 제외하곤 대부분 아마추어급 선수들이 출전하고, APBC 역시 연령, 연차 제한이 있다. 그러나 프리미어12는 명백한 실패에 가깝다.
대만에 충격패를 당하며 또다시 첫 경기 징크스를 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조별 예선 통과도 하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 교체를 진행 중이라고 자위했지만, 솔직히 작년 프리미어12 대표팀 구성에서 연령 상관 없이 완전체 전력을 꾸린다고 해도 멤버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적다. 결국 조별 예선도 통과하지 못한 성적은 실패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의 실망스러운 성적에 대해 야구계에서는 전력 분석 실패와 코칭스태프의 전략 실패 등 양쪽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류중일 감독만 재신임을 받지 못한 셈이 됐다.
또 전임 감독제를 유지하면서도, 감독의 계약 기간에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KBO는 2월부터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게 될 류지현 감독의 임기를 일단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못박았다. 내년에는 WBC 외에도 후반기 아시안게임과 APBC 등 굵직한 대회들이 열릴 예정이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서 감독 선임을 별도로 결정한다. 이와는 별개로 WBC로 일단 임기를 정해놓은 것은, 대회 결과를 보고 그 후 연임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최소 2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대표팀 감독에게 리빌딩과 전략 구성을 위한 시간을 부여하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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