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임)찬규 선배님이 주신 글러브를 끼고 1군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다."
1군에서 한번도 던져보지 못했지만 이미 웬만한 LG 트윈스 팬들은 다 아는 투수가 있다. 올해로 3년차가 된 1m94의 장신 우완 투수 허용주(22). LG 염경엽 감독이 빠른 공을 뿌리는 그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해 중반부터 직접 키우고 있는 투수다. 경기에서 던지는 것보다 기본기를 익히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염 감독은 1군 홈경기 때 그를 잠실로 불러 불펜에서 그의 폼을 가다듬게 했다. 이후 시즌 막판 퓨처스리그와 가을리그에서 공을 뿌렸는데 제구가 확실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얻었고, 마무리 캠프 때는 성동현 이지강 등과 함께 자매구단인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 파견을 나가 주니치 선수들과 똑같은 스케줄로 훈련을 했었다. 그만큼 LG에서 공을 들이는 투수.
그리고 이번엔 애리조나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돼 선후배들과 함께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에도 나섰다.
허용주는 스프랑캠프를 떠나는 소감을 묻자 "일본 마무리 캠프에 이어 1군 스프링캠프까지 기회를 주셔서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프런트에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먼저 표현했다. 자신에게 구단이 정성을 쏟는다는 것을 알면 조금은 마음이 흐트러질 수도 있을텐데 허용주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올시즌 1군에 등판할 수 있지 않겠냐고 묻자 "내가 잘해야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허용주는 "1군에서 던져보는 것, 1군에서 데뷔하는게 올시즌 목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후의 목표를 묻자 "사실 그 다음은 생각안해봤다. 눈 앞에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은 생각 안해봤고 일단 1군에 데뷔하는 것에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마무리 캠프 이후엔 잠실에 나가 그동안 배워온 것을 꾸준히 이어서 훈련해왔다고. 조금은 긴장된 듯 굳은 얼굴로 말하던 허용주는 밝아진 얼굴로 "잠실에서 훈련할 때 (임)찬규 선배님께서 글러브를 선물해주셨다"면서 "우리 팀 에이스이신 선배님의 번호가 새겨진 글러브를 끼고 1군 마운드에 올라서 공을 던지고 싶다. 에이스의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진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가장 자신 있는 공은 물론 직구. "가을리그에서 155㎞까지 던졌다"는 허용주는 1군에서 초구로 무엇을 던지겠냐고 묻자 "150㎞가 넘는 직구를 던지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1군에서 누구와 가장 상대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키움 이주형 선배와 만나고 싶다"라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허용주는 "2군에 있을 때 주형이 형이 내 공은 눈 감고도 칠 수 있다고 하셨다. 진짜 상대해보고 싶다"라며 웃었다.
지난해 잠실구장의 불펜에서 80~90개의 공을 뿌려댔던 허용주. 이제 10m정도만 걸어가면 밟을 수 있는 1군 마운드 데뷔가 얼마 남지 않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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