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롱(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T에서 '제2의 이정후'가 탄생할까.
KT 위즈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 타격 훈련을 지켜보면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KT에 입단했어?'라는 말이 나올만큼, 타격 폼이 비슷한 선수가 있다. 단순히 타석에 선 모습, 타격 순간 뿐 아니라 준비 동작까지 이정후를 꼭 닮았다. 같은 왼손타자다.
주인공은 유준규.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2021년 드래프트 3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다. 고교 시절 유격수로 타격, 수비 모두 수준급이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다만, 프로에서 뛰기에는 너무 '깡마른' 몸이었다. 타격 폼, 스윙 궤적은 너무 예쁜데 파워에 대해 기대가 될 수 없는 몸이었다. 그런데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오더니 몸에 살이 제법 붙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수비. 유격수 수비는 안정적인데 '입스'가 있었다. 그것도 플레이 도중이 아니라, 아웃 카운트를 잡은 후 팀 플레이로 공을 돌리거나 투수에게 공을 주는 등 짧은 송구가 불안했다. 그래서 KT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유준규가 전역 후 돌아오자 외야수 전향을 권했다. 타격 능력이 너무 아까워서였다.
호주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올랐다. 당연히 외야수로 준비해 비행기를 탔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의 생각이 바뀌었다. 방망이 잘 치고, 발도 빠른 유준규가 너무 아까웠다. 고교 시절까지 했던 내야수로 뛰면 활용 가치가 더욱 올라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 감독이 내야 수비 얘기를 꺼내니 유준규는 당돌하게 "내야, 외야 수비 모두 연습하고 싶습니다"라고 얘기했다. 내-외야 수비가 다 되면 대타, 대주자로서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1군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명한' 계산을 한 것이다.
이 감독도 화답했다. 이왕이면 대수비로 나서는 선수가 다양한 포지션을 맡아주면 좋고, 또 이 선수가 대수비로 나가든 대주자로 나가든 다음 타석에서 뭔가 해줄 수 있는 기대감이 생기면 '땡큐'였다. 그래서 두 포지션 모두의 연습을 허락했다. 내야수 글러브는 없어 박경수 QC코치 글러브를 빌렸다.
타격은 정말 확실한 자질이 있는 듯. 유한준 타격코치는 "외야 전 방향으로 공을 날릴 수 있는 컨택트 능력이 있다. 현재 타격 능력만 놓고 본다면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유준규 역시 "어느 포지션이든 뛸 수만 있다면 상관 없다. 유격수였으니 내야 포지션에 대한 미련은 있지만, 외야수로 뛰어 기회가 생긴다면 당연히 외야로 나가야 한다. 일단 오키나와 2차 캠프에 가고 싶고, 시범경기도 뛰며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유준규는 이어 매일같이 이어지는 지옥 훈련에 대해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는 간절하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그래서 더 힘내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질롱(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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