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타니에게는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7년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영어 통역 전담이자 매니저 역할을 맡았던 '그림자' 미즈하라 잇페이가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선고 받았다.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며 주목받았던 그는 지난해 3월말 불법 스포츠 도박빚과 관련한 의혹이 알려지면서 LA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됐다. 미즈하라는 훈련 뿐만 아니라 사생활에서도 언제나 함께했고, 그 시간이 만 6년을 넘었다. 오타니가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뛸 당시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때 전담 통역사 자리를 제안받아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던 지난 6년간 미즈하라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했고,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미즈하라 역시 함께 팀을 옮겼다.
그러나 미즈하라가 심각한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져있었고, 수백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도박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 손을 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9일(한국시각)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2억원)를 불법으로 이체했다는 혐의에 대해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오타니의 비밀번호를 이용해 오타니의 계좌에 접속한 뒤 은행에 등록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바꿔 은행이 계좌 이체를 승인할 때 오타니가 아닌 자신에게 전화하게 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은행 직원과의 통화에서 24차례에 걸쳐 오타니를 사칭했으며 이 같은 수법으로 오타니의 계좌에서 1천697만5천10달러를 빼돌렸다.
뿐만 아니다. 여죄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즈하라는 납세 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약 410만달러(약 56억3000만원)에 달하는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또 2023년 9월에는 치과 치료로 6만달러(약 8200만원)를 지출했는데, 이 금액을 오타니 명의의 체크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오타니의 계좌를 통해 약 32만5000달러(약 4억6000만원)어치의 야구 카드를 구매해 향후 되팔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미즈하라가 은행 직원과 통화에서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이고 자동차 대출금 명목으로 20만달러를 송금하려고 하는 정황이 담긴 4분짜리 음성 기록이 나와 충격이 더욱 컸다.
미즈하라는 7일 선고 공판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 연방지법에 출두했다. 검은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찬 미즈하라는 이전보다 살이 찌고, 헤어스타일도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들어갔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마지막 증언대에서 "오타니 선수에게는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하다"고 사과했고 "이 잘못은 나의 남은 인생에 영향을 줄 것이고, 그 결과를 받아들일 각오는 되어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미즈하라에게 징역 57개월(4년9개월)과 함께 배상금 1679만5010달러(약 243억원)를 선고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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