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쿠텐 이글스의 괴짜 외야수 다쓰미 료스케(29)가 시속 152km 강속구를 던졌다. 7일 라쿠텐이 훈련 중인 오키나와 긴구장 불펜에서 7개의 공을 뿌렸다. 41세 베테랑 우완투수 기시 다카유키가 내준 등번호 11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던진 5번째 공이 구단 스피드건에 152km를 찍었다. 자신의 최고 구속이 나오자 다쓰미는 오른팔을 들어 환호했다. 이 장면을 미키타니 히로시 구단주와 이시이 가즈히사 단장이 지켜봤다.
불펜 피칭을 마친 다쓰미는 "재미있었다. 여러분이 보고 계셔서 강속구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구속이 더 나온 것 같다. 경기에 나가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타자를 상대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투수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그는 선배 투수 기시 유니폼을 입은 이유를 묻자 "보기 좋은 번호가 달린 유니폼을 착용하고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타격 훈련을 소화한 다쓰미는 "제구와 변화구를 정비해 팀이 급할 때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빠른 공이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다.
2018년 입단한 대졸 7년차. 지난해 외야수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143경기, 전 게임에 출전해 타율 2할9푼4리-158안타-7홈런-58타점-68득점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최다 안타 1위를 하고, 타율 2위에 올랐다. 처음으로 '베스트9'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얼굴에 금칠을 하고 참석해 큰 화제가 됐다. 또 다른 시상식엔 일본 무사 복장으로 나타났다. 상식을 깨는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재계약 직후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그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처럼 투수를 병행하는 '이도류'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수로 이루고 싶은 꿈을 이야기했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황당했을 것이다. 다쓰미는 프로에서 한 번도 투수를 한 적이 없다.
그러나 '투수 다쓰미'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이시이 단장과 미키 하지메 감독 모두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시이 단장은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스태미나 부족을 지적했다. 먼저 달리기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도류는 당분간 보류다"라고 했다.
라쿠텐 감독을 역임한 이시이 단장은 미일통산 '182승'을 올린 좌완 레전드다. 불펜 포수가 "공이 빠르고 힘이 느껴졌다"고 감탄했으나 라쿠텐 수뇌부의 평가는 달랐다. 그의 불펜 피칭을 일회성 이벤트 정도로 생각했다. 어깨가 좋은 외야수와 전문 투수는 완전히 다르다.
불합격 소식을 전해 들은 다쓰미는 놀랐고 아쉬워했다. 그는 "정말인가? 152km를 던져도 안 되나. 중간 투수로 다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쓰미의 '이도류' 도전은 불펜 피칭 한 번으로 끝날까. 현 상황에서 구단 고위층은 다쓰미가 한눈팔지 말고 야수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듯하다. 한쪽에 전념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게 프로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이도류' 도전으로 주목받는 선수가 또 있다. 니혼햄 파이터스의 좌완투수 야마사키 사치야(32)다. 그는 최근 오키나와 캠프에서 야수조에 합류해 타격훈련을 했다. 타격 욕심도 있고 의욕도 넘친다. 다쓰미와 달리 신조 쓰요시 감독이 투타 병행을 적극 지원한
다. 신조 감독은 야마사키를 개막전에 지명타자로 내보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야마사키는 최근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주축 선발투수다. 투수도 타격을 하는 센트럴리그와 인터리그 원정경기에서 타율 2할5푼을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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