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강우진 기자]손흥민이 우승을 위해 심기일전한다.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탈락의 아픔은 잠시 뒤로하고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우승을 위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은 오는 10일(한국시각) 오전 2시 35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아스톤 빌라와 2024~2025시즌 FA컵 4라운드(32강)에서 맞붙는다.
빌라는 FA컵 트로피를 들기 위해서 맞는 토트넘의 첫 번째 시련이다.
빌라는 현재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더 이상 약팀으로 분류할 수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현재 8위의 성적을 거두면서 토트넘(14위)보다 한 참 위에 위치해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제는 강팀이 됐다. 내로라하는 강팀들만 출전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서 빌라는 8위에 오르며 16강에 직행했다. 리버풀, 바르셀로나, 아스널, 인테르 등 강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토트넘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빌라를 꺾어야 한다. 손흥민은 최근 EFL컵 준결승 2차전에서 리버풀에게 0대4로 패배하면서 올해 가능성이 있었던 트로피 중 하나를 놓치게 됐다. 이번 빌라전에서 무엇보다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빌라는 리그 1위이자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를 1위로 마감한 리버풀보다는 약팀으로 분류된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경기다. 최근 빌라는 5경기에서 모두 실점했을 정도로 수비 불안에 노출돼 있고, 1승 2무 2패로 분위기 또한 좋지 못하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이번 경기도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FA컵에서도 탈락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빌라전에서 패배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질당할 것이다. 지금 거취에 대한 압박이 크다"라면서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선수를 데려왔음에도 컵 대회에서 패배하며 우승 가능성이 사라졌다. FA컵도 떨어지면 팀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상대 전적에서는 토트넘이 우세한 게 사실이다.
올 시즌 EPL 10라운드에서 토트넘은 빌라를 상대로 4대1 승리했다. 지난 시즌 28라운드에서도 손흥민이 1골 2도움으로 활약하면서 4대0 대승을 거뒀다.
현지에서는 EFL컵에서 탈락한 손흥민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이번 경기 활약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제이미 레드냅은 "난 손흥민이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손흥민이 한 번도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토트넘이 어려움을 겪었던 여러 상황을 생각해 봤다. 그가 한 게 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토트넘의 어린 선수들이 안타깝다. 제드 스펜스는 너무 많은 임무를 수행했다. 내가 어린 선수라면 이끌어주는 선배를 원할 것"이라며 "지금 토트넘에는 그런 선수가 없다. 이번 리버풀전은 특히 끔찍했다"라고 덧붙였다.
약 10년 가까이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이다. 주장이기에 비판은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 어쩌면 이번 시즌은 손흥민에게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EFL컵에서의 패배와 비판을 뒤로하고, FA컵에서 팀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이유다. 올 시즌 손흥민의 우승 도전, 그 두 번째 스테이지가 곧 시작된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