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작년에도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두산 베어스는 시즌 시작도 전부터 '외국인 농사 대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선수들이 도대체 왜'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지난 시즌까지 현역 빅리거로 활약한 투수 콜 어빈과 타자 제이크 케이브가 100만달러만 받기로 하고 두산 유니폼을 입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빈 영입이 발표됐을 때는 구단 직원들도, 심지어 이승엽 감독 조차도 '이게 돼?'라는 탄성이 터져나왔다고 하니 말 다했다.
두 사람도 물론 훌륭하다. 현재 호주 블랙타운 캠프에서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데 두산 내부에서는 두 사람 말고 뽑은 또 한 명의 투수, 잭 로그에게 초점이 집중돼있다.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을 관찰하고, 함께 해온 두산 김태룡 단장도 "진짜 물건이 나타났다"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두산은 당초 어빈과 함께 우완 토마스 해치를 영입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해치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겨, 계약을 해지했다. 급하게 로그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고 대충 데려온 선수가 아니다. 로그도 훌륭한 커리어를 보유한 투수다. 2022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뒤 지난해 애틀랜트 브레이브스, LA 다저스를 거쳤다. 메이저리그 통산 19경기에 등판했다.
압도적으로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타자들이 치기 쉬운 유형은 아니다. 특히 좌타자들에게는 '저승사자'가 될 수 있다. 정통 오버핸드가 아닌, 스리쿼터 스타일의 좌완이다. 왼손 타자가 보면 등 뒤에서 공이 오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여기에 제구, 변화구 구사가 매우 훌륭하다. ABS 시스템 속 야구를 하는 KBO리그에 맞춤형이라는 평가다.
실력도 실력인데, 인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낯선 환경이지만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스타일이다. KBO리그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성격과 적응 여부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 로그는 지난 시즌 도중 KBO리그에 올 뻔 했다.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에릭 라우어를 뽑을 당시, 로그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다. KIA 뿐 아니라 대체 선수가 필요했던 구단들이 로그에게 연락을 했었다고.
그렇다면 왜 그 때 KBO 구단과 손을 잡지 않았을까. 로그는 "사실 여러 팀의 연락이 왔었다. 하지만 당시 소속팀이 허락을 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본인은 오고 싶었던 것일까. 로그는 "나는 정말 오고 싶었다. 트리플A에서는 괜찮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기회가 없을 걸로 판단했다. 한국에 오면 기회가 보장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시즌 도중에는 로그의 이적료가 20~30만달러로 책정돼있어 KBO리그 구단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지난 시즌 LA 다저스에서 지명 할당 처리되며 자유의 몸이 됐고, 두산과 손을 잡았다. 로그는 "한 시즌을 풀로, 선발로 뛸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메이저, 마이너 무대를 왔다갔다 하는 불규칙한 상황에 힘들었다. 한 시즌 동안 나를 완벽하게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KBO리그에 오게 됐다"고 한국행 이유를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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