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들어온 순서는 중요치 않다...프로 세계, 누가 먼저 치고 나가느냐가 더 중요할 뿐.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가 열릴 때 모든 스포츠라이트는 전체 1순위 영광을 차지한 선수에게 돌아간다. 그 시점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라는 뜻이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면 당연히 성공 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1순위가 아니더라도, 마지막까지 그 자리를 다툰 선수도 주목을 받는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1, 2순위를 차지한 정현우(키움) 정우주(한화)가 그랬다. 정현우는 당장 프로에서 뛰어도 무방한 '완성형'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정우주는 155km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거액 오퍼도 받았다.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후 두 사람의 이름은 그렇게 자주 보이지 않는다. 정현우는 키움이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정우주는 호주 멜버른에 갔지만, 다른 선수들의 화제성에 조금 묻히는(?) 분위기다.
그 사이 다른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먼저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신인 배찬승. 배찬승은 대구고를 졸업한 '로컬보이'로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주인공이다. 순위를 보면 정현우, 정우주만큼 잠재력이 있는 선수인 건 맞다.
하지만 스토리가 조금 다르다. 고교 시절 좌완으로 강속구를 뿌리는 건 인정받았지만, 다소 기복이 있었다. 또 1m80으로 체구가 크다고 할 수 없다. 보통 구단들이 1라운드 유망주를 뽑을 때는 가진 능력과 함께 신체, 기량 발전 가능성까지 고루 본다. 때문에 드래프트 전까지는 1라운드 지명 가능성은 있었으나, 이렇게 상위 순번에 뽑힐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반전 드라마를 썼다. 드래프트 직전 열린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드래프트 동기들 사이 가장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이 대회 활약으로 신분이 급상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삼성의 선택은 옳았다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 첫 청백전에서 150km 강속구를 안정적으로 뿌렸다. 구속이 문제가 아니라 '쫄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는 모습 자체에 호평이 쏟아진다.
호주에서는 권민규가 '대박'을 쳤다. 15일 열린 호주대표팀과의 연습경기 2차전에 선발로 등판, 2⅔이닝 5삼진 퍼펙트 피칭을 해버렸다. 위에서 언급한, 정우주가 조용했던 이유가 권민규 때문이었다. 공 하나를 자유롭게 넣었다, 뺐다 하는 제구력으로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폼 자체가 워낙 이쁘고 안정적이라, 제구가 흔들릴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구속이 140km대 초중반이고, 어린 선수며, 타자가 있을 때 어떻게 던지는지 봐야한다는 것에 조심스러운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강점이라던 그 제구력, 호주 강타자들을 상대로도 통했다. 주눅드는 모습이 없었다. 최고 145km를 찍은 구속은 프로에서 더 가다듬으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질 일은 없다.
권민규 역시 고교 무대에서 에이스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구속이 빠르지 않다는 평가에 2라운드로 지명이 밀렸다. 하지만 야구에서 구속이 전부는 아니다. 비슷한 유형의 윤영철(KIA)도 2023년 신인 시즌부터 강팀 KIA의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볼질'을 하지 않는 제구와 타고난 경기 운영 능력은 감독을 기쁘게 한다.
두 사람이 시즌 개막 후 신인왕 경쟁에 불을 지피는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을까. 일단 시작은 좋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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