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누가 무관심 대회라고 했느냐.
사연 넘치는 명승부였다. 자칫 김 빠질 뻔한 대회가, 최고의 스토리로 아름답게 마무리 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멕시코 오픈에서 미국의 브라이언 캠벨이 우승을 차지했다.
캠벨은 24일(한국시각) 멕시코 바야르타 비단타 바야르타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치며 4라운드 최종 합께 20언더파를 기록했다. 캠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올드리치 포트기터와 연장 승부를 벌였고,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내 우승 상금 126만달러를 손에 쥐었다.
이번 대회는 특급 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열린 후 치러졌고, 거리가 먼 멕시코에서 열렸기에 스타급 선수들이 거의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낯선 이름의 선수들의 명승부에 팬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캠벨은 주로 2부인 콘페리투어에서 뛴 선수. 이번 대회 전까지 1부 투어 경기는 27번 출전에 그쳤다. 콘페리투어에서도 우승 없이 준우승 5회에 그친 무명의 선수였다.
하지만 멕시코 오픈에서 생애 첫 1부 우승 기회를 잡았다. 물론 쉽지 않았다. 하늘이 그를 살렸다. 아니, 나무가 캠벨을 도왔다. 1차 연장 파5 18번홀 티샷을 쳤는데 크게 슬라이스가 났다. 누가 봐도 OB. 사실상 첫 우승 꿈이 날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캠벨의 타구는 나무 위쪽을 맞고 코스 안쪽 러프에 떨어졌다. 큰 위기를 넘겼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330야드 장타자 포트기터는 캠벨보다 94야드 멀게 티샷을 때려놨다. 캠벨은 무조건 3온 전략을 써야하는 상황에서, 포드키터가 2온을 시켜버리면 분위기가 완전히 기울 수 있었다. 그런데 포트기터의 세컨드샷이 그린 옆 벙커로 빠지며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캠벨은 침착하세 서드샷을 홀 옆 1.2m에 붙였다. 포트기터의 벙커샷은 그보다 먼 곳에 공을 떨어뜨려놨고, 먼저 진행된 포트기터의 퍼터가 홀을 빗겨나가며 그렇게 승부가 마무리 됐다.
무명 선수의 첫 우승에, 무릎을 꿇고 지켜보던 아내는 캠벨과 격한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눠 많은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여기에 포터기터가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하는 멋진 모습으로 감동을 더했다.
2004년생의 포트기터는 지난해 콘페리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고 올해 PGA 투어에 데뷔한 특급 신인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투어 1위 호쾌한 장타와 매너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우승만큼 값진 준우승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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