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화전, 얼마나 뛰고 싶었을까.
FA 보상 선수. 어떻게 보면 기분 좋고, 어떻게 보면 서러운 신분이다.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졌다는 의미다. 선수 입장에서는 서운하다. '내가 중요한 전력이 아니구나' 생각에 아쉽다.
하지만 지명을 받으면 또 다르다. '그 팀에서 나를 원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위안이 된다. 보통 보상 선수를 뽑을 때 구단 반응은 '이 선수가, 이런 장점 때문에 필요해서 뽑았다'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보상 선수 신화'를 쓰는 경우가 많다. 새 팀에서 더욱 의욕적으로 임한다. 또 자신을 버린(?) 친정팀을 만나면 전투력이 더욱 솟아오른다.
장진혁은 FA 엄상백의 보상 선수로 한화 이글스에서 KT 위즈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김경문 감독 부임 후 신뢰 속에 주전 중견수로 거듭난 터. 새 유니폼 모델도 되고, 매우 의욕적으로 시즌을 맞이해야 할 상황에서 보상 선수가 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KT행은 또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한화에 있을 때부터 대형 중견수 재목으로 장진혁을 보던 이강철 감독은 "주전급 백업"이라고 치켜세웠다. 로하스, 배정대, 김민혁 주전 3명이 공고하지만 한 자리가 비면 어느 자리든 1순위는 장진혁이 채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외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장타력도 있고, 발도 빠른 장진혁은 매우 매력적인 자원이었다.
공교롭게도 KT의 개막전 상대가 한화였다. 장진혁 입장에서는 의욕적으로 개막 2연전을 준비했을 것이다. 주전은 아니더라도,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든 '나를 왜 버렸느냐'를 보여주기 위해 절치부심 준비했을 것이다. 장진혁은 시범경기 기간 한화와의 맞대결 얘기가 나오자 "(동기부여 측면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며 준비하겠다"고 의미심장한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우측 옆구리 부상. 근육이 찢어졌다. 개막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4주 정도 봐야할 것 같다. 옆구리가 6cm 정도 찢어졌다더라.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한화라서 이 갈고 준비했을텐데"라는 말에 "그러니까.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기약했다.
KT는 개막전 장진혁 결장 속에 3대4로 역전패했다. 9회 마지막 무사 1루 동점 찬스. 1루 대주자에 안치영을 투입했다. 로하스의 삼진과 함께 2루 횡사. 거기서 장진혁이 대주자였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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