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나이가 들수록 가족이 걸릴까봐, 혹은 나 자신에게 찾아올까봐 두려워하는 질환, 바로 치매다.
치매는 뇌세포의 퇴화가 서서히 진행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치매 환자는 67만명을 기록했고, 이 수는 매해 늘어나고 있다.
치매의 초기 증상 중 성격 변화는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기 쉽지만 조기 발견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감정 조절, 충동 억제, 공감 능력, 사회적 판단 등에 영향을 준다. 그 결과 평소와 다른 성격 변화나 행동 변화가 서서히 나타난다.
대표적인 치매로 인한 성격 변화는 △의심 많아짐 △예민하고 공격적 △우울하거나 무기력 △우유부단해짐 △이상한 고집 △사회성 감소 등이 있다.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참을성이 줄어들며 비논리적이지만 고집을 부리며 말을 듣지 않곤 한다. 또한 즐기던 활동에 흥미를 잃고 감정 표현이 줄어든다.
이러한 변화는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된다. 평소의 성격과 다르다는 것을 가족이 먼저 느끼기도 하며 때로는 우울증이나 성격 문제로 오인되기도 한다. 성격 변화가 관찰된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인지기능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기억력 저하와 동반될 경우 경도인지장애(MCI)나 초기 치매의 징후일 수 있다.
세란병원 신경과 이한상 과장은 "우울증과 치매 초기의 성격 변화는 매우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어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노인 우울증은 인지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매로 오해되기 쉽다"며 "실무에서는 노인 우울척도, MMSE 등을 통해 우울증과 인지기능을 감별한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은 감정을 중심으로 슬픔과 자책, 무기력, 흥미 상실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반면 치매 초기에는 인지와 성격 변화를 중심으로 의심과 고집,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우울증은 감정이 위축되고 자기 비하, 슬픔을 호소하지만 치매 초기에는 온화하던 사람이 공격적으로 변화하는 등 성격이 변화한다.
이한상 과장은 "성격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면 전문의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으며, 평소와 다른 행동과 감정 기복이 지속된다면 치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치매 초기에는 약물 처방과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최근에는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신약이 출시돼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한상 과장은 "치매는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에서 발견 시 생활습관 개선, 치료로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약물 치료도 초기일수록 효과가 더 좋다"며 "PET-CT, 인지기능검사로 치매를 조기 진단하고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치료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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