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튀르키예 참전 군인과의 감동적인 인연으로 튀르키예 영화 '아일라'의 모티브가 된 김은자씨가 지난 11일 오전 4시41분께 인천 한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4일 전했다. 향년 79세.
1946년생인 고인은 6·25전쟁 때 평안남도 군우리에서 북한군 폭격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됐다. 유엔군의 일원으로 파병된 튀르키예 군인 쉴레이만 딜비를리이 하사가 1950년 11월 말 네 살배기 고인을 발견해 부대로 데려갔다.
2023년 4월3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쉴레이만 하사는 아이의 동그란 얼굴을 보고 튀르키예어로 '달'이라는 뜻인 '아일라'로 이름을 지어줬다. 아일라는 쉴레이만을 '바바'(튀르키예어로 '아빠')라고 불렀다. 쉴레이만이 귀국한 뒤 고인은 튀르키예군이 전쟁고아를 돌보기 위해 만든 '앙카라 학원'에 맡겨졌고, 거기서 김은자라는 이름을 얻었다.
둘은 2010년 국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50여년 만에 재회했다. 튀르키예에선 2017년 이들의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 '전쟁의 딸, 아일라'가 개봉해 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았다. 쉴레이만은 2017년 별세했다.
고인은 인천에서 살다가 2022년부터 송도 하나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최근 수년간 치매로 투병했다.
아들 정덕수씨는 "튀르키예 대사관 분들은 어머니가 투병 중일 때 종종 방문한 것은 물론이고, 돌아가신 뒤 장례식 때에도 대사님이 직접 찾아와서 위로해주셨다"며 "튀르키예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에 비해 국내에선 2010년 상봉 직후에만 잠시 관심을 뒀을 뿐 상대적으로 무심한 것 같아서 창피하고 서운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1남1녀(정덕수·정미나) 등이 있다. 지난 13일 발인을 거쳐 부평공동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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