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가 기세가 워낙 좋으니…."
무사 만루 위기. 무실점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포효했다. 평소 감정 표현이 없던 최원준(32·두산 베어스)이라 더욱 낯설었던 장면.
최원준은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8안타 사4구 1개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한화 선발 투수는 '몬스터' 류현진. 최원준은 최고 시속 146㎞의 직구를 비롯해 포크(24개) 슬라이더(15개) 커브(9개) 커터(1개)를 섞어서 대등하게 맞섰다.
3회까지 출루는 나왔지만, 실점없이 막았던 최원준은 4회 1사 후 노시환과 채은성의 연속 안타로 첫 실점을 했다. 두산 타선이 5회 곧바로 한 점을 만회했고, 다시 1-1 균형이 이뤄졌다.
6회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황영묵에게 안타를 맞았고, 플로리얼과 문현빈의 내야 타구가 모두 안타가 됐다. 무사 만루 위기.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친 노시환이 타석에 섰다.
1B1S에서 던진 직구가 노시환의 방망이에 맞았고, 타구는 최원준에게 되돌아왔다. 공을 잡은 최원준은 침착하게 홈으로 던졌고, 포수는 다시 1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완성했다.
2사 2,3루가 된 상황. 최원준은 후속 이진영을 상대해 2B2S에서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직구를 던졌다. 이진영의 배트가 헛돌면서 삼진이 되는 순간. 최원준은 포효하며 기뻐했다.
최원준은 6이닝을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은 8회초 김재환의 투런 홈런이 나왔지만, 9회말 2사에서 마무리투수 김택연이 동점포를 허용하며 결국 연장으로 승부가 향했다.
연장 11회초 2사 2루에서 임종성의 적시타가 나왔고, 두산은 4대3으로 승리했다. 한화의 12연승 행진에 제동을 건 순간.
경기를 마친 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비록 승리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선발투수 최원준을 가장 먼저 칭찬하고 싶다. 퀄리티스타트 투구로 경기 초반 흐름을 잘 이끌어줬다"고 승리 일등 공신으로 꼽았다.
최원준은 "잘된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원준으로서는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경기였다. 최원준은 앞선 8경기 등판에서 3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했지만, 승리가 없었다. 팀 또한 1무7패를 기록했다.
최원준은 "내가 나갔을 때 항상 팀이 지고 있어서 마음에 많이 걸렸다. 내 첫 승은 로테이션을 돌다보면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걱정 안 하는데 팀이 계속 지다보니까 마음이 안 좋았다. 오늘은 그걸 깰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6회말 무사 만루 위기 극복이 그만큼 간절했다. 최원준은 "이상한 안타가 연속으로 나왔다. 위기만 넘어가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감정으로 표출됐다"라며 "2021년 포스트시즌 이후 처음으로 그런 감정 표현을 한 거 같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내가 승리하는 것보다는 팀이 많이 이기는 게 좋다. 그게 최종 목표"라고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류현진과의 맞대결이라는 것도 최원준에게 기분 좋은 자극이 됐다. 최원준은 "상대가 류현진 선배님이라서 집중이 잘 된 거 같다. 한 번쯤 맞대결 해보고 싶었는데, 언제 맞대결을 해보나 생각을 했다"라며 "좋은 투수시니 거기에 맞는 피칭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9회말 동점 홈런을 맞은 김택연에게는 위로를, 11회초 결승타를 친 임종성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원준은 "(김)택연이가 많이 힘들텐데 누구한테나 오는 과정이다. 충분히 이겨낼 멘탈이 있다"라며 "(임)종성이도 캠프 때부터 열심히 했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으니 잘했으면 좋겠다.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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