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4개 중 3개 꼴로 스트라이크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스트라이크만 던진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요리조리 피한다. LG 트윈스 토종 에이스 임찬규가 ABS존을 자유자재로 공략하며 리그 최정상 선발로 우뚝 섰다.
임찬규는 15일 잠실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 호투했다. LG는 6대2로 승리했다. 임찬규는 개인 7승(1패)을 수확하며 평균자책점도 2.09에서 1.99로 낮췄다. 16일 현재 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점대 선발투수는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1.68)와 임찬규 뿐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투구수와 스트라이크 비율이다. 임찬규는 7이닝을 82구로 정리했다. 이중에서 스트라이크는 무려 61개다. 74%가 스트라이크다. 볼과 스트라이크 비율이 1대2만 돼도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투구로 평가된다. 이날 임찬규의 볼-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1대3에 육박했다.
다양한 래퍼토리도 한 몫 했지만 결국에는 제구력 덕분이다. 임찬규는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정교하게 컨트롤한다.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던졌다가 볼을 던졌다가 변화무쌍한 투구패턴이 일품이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커브의 높낮이까지 조절해서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타자 입장에서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다고 다 공략할 수가 없다.
임찬규는 "볼에 스윙한 결과도 포함 된 것이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이렇게 나올 수 있지만 또 안 좋은 날은 비슷하게 나왔을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임찬규는 이날 준비한 패턴이 효과적으로 작동해서 계속 유지했다고 밝혔다. 임찬규는 "만약에 안에 들어가는 공들이 맞아 나갔다면 바로 수정했을 것이다. 맞아 나갈 때까지는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공략하려고 했다. 빨리빨리 타자가 치게 하는 게 목적이었다. 오늘은 잘 됐다"고 돌아봤다.
임찬규는 의도적으로 ABS존 꼭대기에 걸치는 커브를 던지려고 노력했다. 낙차 큰 커브가 머리 위에서 떠서 ABS존 가장 높은 곳에 묻으면 타자는 반응하기 어렵다. 임찬규는 "작년에는 높은 변화구로 재미를 많이 보긴 했다. 올해는 살짝 낮아졌다. 아직까지는 제 템포가 괜찮기 때문에 뭔가 방법이 더 필요할 때 써야될 것 같다. 넓은 곳을 보고 던져도 일단 존을 스치는 경우가 많아서 내 입장에서는 조금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임찬규는 시즌 20승 페이스다. 평균자책점도 1점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그는 기록에 집착하지 않는다.
임찬규는 "분명히 안 좋은 날 맞는 날도 있을 것이다. 아직 20경기를 더 나가야 한다. 기록을 신경 쓰면 기록이 목표가 된다. 묵묵히 이렇게 하다 보면 또 많이 이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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