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호성이 불안하다. 그 와중에 오승환이 돌아온다.
삼성 라이온즈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그야말로 죽다 살아났다.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 3연전 스윕패의 충격. 최하위 키움전을 통해 반전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가까스로 이겼다. 1-1이던 8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원태인 카디네스를 병살로 처리하지 못했다면 삼성은 4연패에 빠졌을 확률이 높았다.
9회초 김영웅이 2-1로 달아나는 극적 홈런을 쳤다. 그런데 또 문제가 발생했다. 9회말이었다.
삼성은 새 마무리 이호성을 올렸다. 극도의 부진을 겪는 김재윤을 대신해 마무리를 맡았고, 지난 13일 KT 위즈전 생애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1실점 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때는 첫 세이브 기회이니 그러려니 했다.
1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더블헤더 2차전.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았다. 그리고 키움전 두 번째 세이브 찬스.
흔들렸다. 선두 이형종에게 안타를 맞고, 임병욱에게 2루타까지 허용했다. 김태진에게 볼넷으로 무사 만루 대위기. 그나마 대타 어준서를 1루 직선타로 잡아낸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김동헌에게 동점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 그래도 끝내기 승리까지 허용하지는 않은 게 다행일 정도의 상황이었다. 또 팀이 연장 접전 끝 이겼으니 그걸로 됐다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팀.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는 팀이다. 상위권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팀보다 단단한 마무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경험 부족 이호성은 아직은 불안한 게 사실이다.
좋은 구위를 가졌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도 151km. 힘이 있다. 하지만 상대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다. 김건희가 끈질기게 커트를 해내더니 결국 희생플라이까지 쳐냈다. 변화구도 있어야 한다. 직구 슬라이더 투피치인데, 슬라이더가 너무 밋밋하다.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이 없으니, 고전할 수밖에 없다.
일단 시즌 중 갑작스럽게 마무리를 맡았는데, 팀이 긴 연패에 빠지는 등 마음까지 불안한 상황에 너무 중요한 직책을 받았다. 심리적 압박도 클 수밖에 없다. 다행히 2번의 세이브 기회, 팀이 이겼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치명타가 터지면 삼성도, 선수도 상처가 클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끝판대장' 오승환이 돌아온다. 오른쪽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오승환은 회복 후 퓨처스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4경기 평균자책점 22.50이기는 하지만 퓨처스 성적이 중요한 선수는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은 실전 감각과 투구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단계다. 우리 불펜 상황을 봐야 하는데, 빠르면 이번 주말에도 올라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키움 3연전 이후 주말 KIA 타이거즈와 주말 3연전을 벌인다.
40세가 훌쩍 넘은 오승환이 구위로 더 이상 상대를 찍어누를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무기는 산전수전 다 겪은 풍부한 경험. 신예 이호성이 흔들리면 오승환 카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