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육성선수로 프로 유니폼를 입은지 벌써 11년째. 1군 무대에서 버티고 있다면 이미 성공이다.
그런데 매년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강현이 그 주인공이다.
2021년쯤 투수 전향 소식이 들렸을 때만 해도 '마지막 도전'의 느낌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서른이 되면서 눈을 떴다.
지난시즌 중반부터 불펜의 마당쇠로 거듭 났다. 흐름을 놓친 경기의 롱맨부터 때론 필승조까지, 김태형 롯데 감독이 요긴하게 활용중이다.
지난 10일 KT 위즈전에선 프로 데뷔 11년만의 첫승까지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마무리 김원중에겐 6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가 되는 기념구였지만, 그는 흔쾌히 후배에게 공을 양보했다.
2015년 육성선수 입단 이래 첫승, 김강현은 당시 상황에 대해 "던지고 내려갔는데, 원중이형이 '오늘 내가 너 (승리)공 챙겨줄게'하고 올라가더라"면서 "투수로선 처음 '기록'이란 게 생겨서 기분좋았다. 불펜투수가 1승을 하려면 운도 따라야하니까, 그냥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체력에서 절대 밀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운동했다. 작년엔 은근히 볼넷이 많았다. 맞는 건 어쩔 수 없고, 볼넷을 줄이는게 중요하다. 풀시즌은 거의 처음이니까, 체력이나 페이스가 떨어질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많이 물어보고 있다. 난 이제 투수한지 4~5년 밖에 안됐으니까, 노하우 루틴 변화구 그립이나 스윙까지, 궁금한 거 있으면 선후배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다닌다."
첫승 소식에 가장 기뻐했던 건 부모님과 아내였다. 김강현은 "프로 11년만에 첫승이니까…아내가 아마 울었을 것"이라며 미안함과 감사를 표했다.
"올시즌 목표는 50이닝 이상 소화하고 싶고, 홀드도 5개, 10개는 하고 싶다. 그만큼 내가 중요한 상황에 나간다는 것, 또 지켜냈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니까."
불펜투수는 언제 나갈지, 몇 이닝을 던질지 정해져있지 않다. 김강현이 맡은 역할은 더욱 그렇다. 그래도 지난해 140㎞ 안팎이던 평균 구속이 145㎞까지 올라온 점이 고무적이다.
"언제가 됐든 감독님이 나가라고 할 때 나갈 뿐이다. 평소 던지던 느낌 그대로 던지려고 노력한다. 궂은 일이 아니라 내 역할, 내 자리라고 생각한다. 1군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얼떨떨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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