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제 친정팀을 넘어서야 한다. 친정을 떠난 해 동고동락한 옛 동료들이 우승한 것을 지켜봐야 했던 채은성이 올해 한화의 우승을 위해 뛴다. 그러기 위해선 친정을 이겨야 하는데 중요한 경기서 제대로 한방을 쳤다.
채은성은 28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5번-1루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 1안타가 11회초 2사후 터진 결승 투런포였다.
2회초 코엔 윈에게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채은성은 3회초엔 유격수앞 땅볼에 그쳤다. 6회초엔 백승현의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9회초엔 이지강에게서 친 타구가 중견수에게 잡혔다.
4번의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난 채은성은 4-4 동점이던 11회초 2사 1루서 LG의 임시 마무리 박명근과 승부를 펼쳤다.
채은성은 2022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LG를 떠나 한화로 이적했고 박명근은 2023년 신인으로 LG에 입단해 함께 뛴 적이 없다. 그동안 6번 상대했는데 6타수 무안타로 박명근이 강했다.
이번엔 달랐다. 볼카운트 3B1S에서 박명근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가운데 높은 144.6㎞의 직구를 채은성이 그대로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3.7m의 큰 투런포를 날렸다. 6-4가 되면서 2점의 여유가 생겼고 이는 11회말 박동원에게 솔로포를 맞아도 1점차로 이길 수 있는 여유를 줬다.
끝내 11회말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조동욱이 함창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끝내 채은성의 투런포가 한화를 승리로 이끌었다.
채은성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마지막 공격이라 부담없이 쳤다"면서도 "기회가 더 없다고 생각해 제일 바라는 게 좀 큰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다행히 좋게 나왔다"라고 했다.
11회말 위기 때를 얘기하자 채은성은 "수명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마음은 간단하게 이기고 싶은데 LG가 워낙 강팀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또 저런 상황이 나왔다"면서 "안타 하나면 경기가 지는 상황이어서 초조했던 것 같다. '제발, 제발'하면서 경기를 봤다"라고 말했다.
박명근에게 약했다는 말에 채은성은 "퀵모션이 빠른 투수라 준비를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많이 만난 기억이 없어서 투수도 나를 잘 모르고 나도 투수를 잘 몰라서 그냥 공격적으로 했다"라고 말했다.
한화가 타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 상황. 특히 연승 이후 타격이 다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채은성은 "솔직히 연승 때도 방망이가 드라마틱하게 터지지는 않았다. 투수력이 좋아 막고 있었다"면서 "마음은 20점씩 뽑고 싶은데 서로 다 안맞으니까 부담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부담없이 할 것을 해야하니 최대한 공격적으로 하자고 말한다. 감독님, 코치님도 공격적으로 치자, 놓치지 말자고 하신다. 언젠가는 잘 맞지 않겠나"라며 긍정적으로 말했다.
FA 이적후 3년째. 처음으로 친정팀인 LG와 선두다툼을 하고 있어 감회가 새로울 듯. 채은성은 "한화로 와서 3년만에 처음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은 감흥은 없다. 그렇지만 솔직히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 "LG는 원래 강팀이고 우린 밑에서 올라오는 팀이다. 예전엔 만나도 그런 마음이 안들었는데 이젠 지고 싶진 않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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