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일촉즉발 사구 충돌을 막아낸 두 베테랑의 품격이 빛났다. 또한 오직 두 선수만을 위해 200개가 넘는 명품 베팅볼을 던진 사령탑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강민호와 구자욱이 펄펄 날았다. 양 팀의 사구 후 충돌을 막아내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삼성 라이온즈가 2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9대3으로 승리하며 2연전을 싹쓸이했다. 쾌조의 4연승 질주다.
1승5패로 절대적 약세였던 롯데였기에 더욱 값진 승리다. 순위는 여전히 6위지만 3위 롯데와의 승차를 2.5게임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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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롯데와의 3연전을 앞둔 27일, 삼성 박진만 감독은 직접 베팅볼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강민호와 구자욱만을 상대로 20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시즌 중 박 감독이 베팅볼을 던지는 일은 흔하지 않다. 구자욱은 이날 훈련 후 "감독님이 던지는 공은 볼이 없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음 날 온 몸에 알이 배길 정도로 박 감독은 두 선수를 위해 정성을 쏟았다. 타격감이 올라오지 못한 두 선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던 사령탑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다.
29일 경기에서 강민호는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3안타가 모두 2루타일 정도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구자욱도 3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4안타를 기록한 김성윤과 함께 두 베테랑이 공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는 싸움을 말리는 데도 앞장섰다. 5회초 최원태와 전준우의 사구로 인한 충돌 때 강민호, 구자욱이 없었다면 진짜 큰 싸움이 벌어질 뻔했다.
전준우와 최원태는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사구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두 번 연속 사구에 감정이 상한 전준우와 '고의가 아닌 실투'라며 항변한 최원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포수 강민호가 전준우를 달래는 사이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나왔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말리는 분위기였기에 상황이 금방 정리되는 듯했다.
1루로 걸어나가던 전준우와 여전히 억울해하는 최원태의 시선이 또다시 충돌했다. 전준우가 마운드로 달려가며 2차 충돌이 일어났다.
구자욱이 빠르게 달려와 전준우를 막아섰다. 양팀 선수들이 재차 그라운드로 뛰쳐 나왔고, 감정이 격앙된 몇몇 선수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모습도 보였다.
상황이 정리될 즈음, 구자욱과 강민호가 최원태를 설득했다. 강민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공이 손에서 빠졌더라도 맞은 타자 입장에서는 감정이 격앙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서상 투수가 사과하는 게 맞다"며 최원태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구자욱도 최원태의 어깨를 감싸며 전준우와의 화해를 이끌었다. 최원태가 전준우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며 이날 충돌이 비로소 마무리됐다.
강민호와 구자욱의 활약이 모든 면에서 빛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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