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는 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서 다소 파격적인 라인업을 냈다.
주축 타자인 김현수 박동원 오지환 구본혁이 빠지고 백업들이 대거 라인업에 포진된 것. 신민재(2루수)-박해민(중견수)-오스틴(1루수)-문보경(지명타자)-문성주(좌익수)-문정빈(3루수)-송찬의(우익수)-이주헌(포수)-이영빈(유격수)로 구성했다.
박동원이 등쪽에 담증세가 와서 뛰지 못하는 상황이고 김현수는 전날 우측 옆구리쪽에 불편함을 느껴 5회말 수비때 교체됐었다. 오지환은 최근 계속되는 부진 속에 기본기 훈련으로 재정비를 하기로 했다. 주전 내야수들이 부상으로 빠질 때마다 빈자리를 메웠던 구본혁도 체력 관리를 위해 벤치에서 출발.
LG가 1위를 달리고는 있지만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날 NC에 패하면서 2위 한화 이글스에 0.5게임차로 쫓기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1위 자리를 뺏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감히 주전들을 대거 빼는 결정을 했다.
지금 염 감독에겐 1위 수성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부상 방지다. 주축 톱타자인 홍창기가 수비도중 무릎 부상을 당해 정규시즌 출전이 어려워진 상황이라 주전 중에서 부상 이탈자가 더 나올 경우 우승 탈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염 감독의 시간은 일단 6월 중순에 맞춰져 있다. LG는 그동안 부상으로 빠졌던 주축 불펜 투수들이 돌아오고 있는 상황. 유영찬이 1일 1군에 돌아와 첫 등판에서 150㎞의 좋은 구위를 선보였고 장현식도 5일 처음으로 퓨처스리그에 등판해 1군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오는 17일엔 상무에서 활약중인 이정용이 제대해 돌아온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투수라서 LG에 필요한 보직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다.
염 감독은 이정용이 돌아오는 시기가 전체적으로 팀의 투-타 전력이 모두 좋아지는 시기로 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순위싸움이 아니라 오히려 선수들의 몸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염 감독은 "더이상 부상이 나오면 안된다. 있는 여건 안에서 6월 중순까지는 타자들의 컨디션을 올려야 한다. 일단 투수가 되더라도 타자도 맞물려야 우리 야구를 할 수 있으니 그런 거에 집중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금 1위를 뺏겨도 괜찮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 염 감독은 "지금 1등을 하고 있다는 것은 동기 부여는 된다. 그러나 이 순위가 끝까지 간다고 할 수는 없다. 하면 좋지만 여건이 안되는걸 괜히 지키려다가 팀이 무리하면 1년 레이스를 하는데 있어서 절대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시즌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지금 상황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되고 어떤 대비를 해야되는지를 알고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시합을 끌고 가야 한다"면서 "내 경험상 그게 마지막에 승부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이다. 감독으로 1000경기를 넘게 했고, 20년간 게임 일기를 계속 써오면서 만든 메뉴얼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염 감독은 마지막으로 "결국 감독은 마지막 결과로 평가를 받는다"라며 현재가 아니라 시즌 마지막 성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한번 더 강조했다.
백업이 많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LG는 오스틴의 투런포와 이영빈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뽑았고, 이후 찬스에서 추가 득점을 내지는 못했지만 NC의 공격을 끝까지 막아내 3대1로 승리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한화가 KT에 패하면서 두 팀의 차이는 1.5게임으로 다시 늘어났다. LG로선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