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과연 KT 위즈는 쿠에바스에 대한 결단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을까. 아니면 에이스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그대로일까.
또 졌다. 최근 4경기 전패다. 불운이 따랐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성기 시절 구위를 잃은게 확실하다. KT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 얘기다.
쿠에바스는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쿠에바스의 올시즌 성적은 참혹하다. 14경기 2승7패 평균자책점 6.17. 지난달 22일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패전이기도 하다. SSG전은 그나마 잘 던진 축에 속하는데, 그 전 3경기는 모두 자책점 5점 이상으로 형편 없었다.
이미 이상 기류도 감지됐다. 지난달 28일 두산 베어스전 패전 이후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할 말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성적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나이를 먹고 구위는 떨어지는데 패턴을 바꾸지 않고 공격적인 승부를 고집하는 데 대한 불만이 크다. 이는 2~3년 전부터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쿠에바스는 2019년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지금까지 한 팀에서만 뛰고 있는 장수 외인. 데뷔 초기에는 150km가 넘는 강력한 구위에 뛰어난 제구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2023 시즌은 2022 시즌 당했던 팔꿈치 부상을 털고 대체 선수로 합류해 18경기 12승 무패 신화를 써내렸다. 팀 사정이 급하면, 쉬지도 않고 경기에 나서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쿠에바스도 올해 35세. 불같은 구위를 유지하기는 힘든 나이다. 작년부터 이상 징후를 보였고, 올해 힘이 더 떨어지는 모습이다.
KT는 단순히 가을야구에 만족할 팀이 아니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다. 쿠에바스 외 나머지 선발진이 나쁘지 않기에, 쿠에바스가 부진해도 어떻게든 중상위권에서는 버틸 수 있지만 계속해서 쿠에바스 자리 구멍이 생기면 우승 도전은 힘들어진다. 아무리 정이 든 선수라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철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도 힘이 빠진 장수 외인 반즈를 대신해 감보아를 데려와 최근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KT가 쿠에바스와 이별하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은 있을까. KT 관계자는 "쿠에바스는 교체 리스트에 없다. 당장 쿠에바스를 바꿀 일은 없다. 모든 구단이 시즌 중 점검 명목으로 외국인 선수들을 살피듯, 우리도 그 정도 수준"이라고 잘라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진했지만, SSG전과 그 앞에 한화전은 패전과 관계 없이 쿠에바스의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는 현장 평가다. 점점 살아나고 있는 페이스다. 또 바꾼다고 해서, 쿠에바스보다 더 좋은 선수를 데려올 확률도 희박하다. 쿠에바스는 빅 게임 피처다. 결국 중요할 때 제 역할을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쿠에바스는 지금까지의 부진을 떨치고 반전 투구를 하며 KT에 선물을 안길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