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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높이에서 쾅쾅! 157㎞ 필승조 볼 수 있을까 → '6G 연속 불펜+22K' 윤성빈은 지금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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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57㎞, 156㎞, 157㎞ 직구로 3구 삼진. 1m97 큰 키에서 유연하게 내리꽂히는 강렬한 직구라니, 롯데 자이언츠팬이라면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을 순간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탐을 내는 직구의 주인공은 윤성빈이다. 2017년 1차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래 올해로 프로 9년차. 이제 '아픈 손가락'이란 호칭이 고유명사처럼 느껴질 정도다.

작년에 이어 또한번 사령탑의 선택을 받아 지난 5월 20일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출격한 윤성빈. 결과는 역대 최악의 부진이었다. 1이닝 동안 4피안타 4사구 7개 9실점, 또다시 2회에는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잠시나마 아찔한 전율도 있었다. 첫 타자 박해민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낼 때는 상대팀 LG팬들조차 환호했다. 스트라이크존에 거침없이 꽂히는 156, 157㎞ 직구들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하는 멋이 있었다.

이후 또다시 답없는 제구 난조를 드러내며 무너졌다. 사령탑 입장에선 이런 경기가 한번 나오면 적어도 그 해에는 더이상 선발로 기회를 주기 어렵다. 아무리 감독이 수장이라지만, 선발 기회를 노리는 다른 선수들의 눈도 있고, 이런 경기를 수습하는데 드는 선수들의 고생, 한경기 지고 나면 무너질 팀 분위기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올시즌중 어떻게든 윤성빈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윤성빈에 대한 평가는 '제구가 워낙 흔들리니 어떻게든 선발로 자리잡아서 4이닝, 5이닝이라도 버티게 해보자'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그날' 이후 롯데는 윤성빈을 불펜으로 육성중이다. 워낙 공이 좋고, 스트라이크존에만 던져준다면, 이날 1회의 모습이 한이닝만 나와준다면 하는 기대다.

윤성빈은 이후 6경기 연속 불펜으로 등판했다. 총 13이닝을 소화하며 5실점. 여전히 기복은 있지만 퓨처스 기준으론 나쁘지 않다. 특히 삼진이 무려 22개에 달한다. 아웃카운트의 절반 이상(56.4%)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있다. 불펜으로 나서는 만큼 투구수에 대한 부담감도 덜하다.

윤성빈은 12일 문경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전에 선발 정우준의 뒤를 이어 6회, 롯데 퓨처스팀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2이닝을 투구하며 1안타 1실점. 4-4 동점에서 윤준호에게 이날의 결승타를 허용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아웃카운트 6개 중 5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엄을 뽐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위기시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강속구 투수라는 점만 증명할 수 있다면, 향후 1군에서 불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윤성빈의 불펜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최준용이 돌아와 정철원의 부담을 나눠지고 있지만, 강속구 투수가 절대 부족한 롯데에겐 윤성빈의 가능성은 작지 않은 희망의 빛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