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빗방울은 강한 바람에 흩날릴뿐 가늘었다. 구장관리팀은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근처를 가린 뒤 내야 그라운드 정비에 나섰고, 경기 시작 1시간전 관중 입장이 시작됐다.
폭우가 쏟아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21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 2차전이 열리는 날, 현장은 야구 경기를 기다리는 흥분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롯데가 꾸준히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최근 3연승을 내달린 상승세였다.
전날 제법 많은 비가 하루종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경기가 진행된 점 때문일까. 이미 3연전 모두 예매는 매진됐던 상황. 비가 내리자 무려 1500표가 취소됐던 전날과 달리 이날의 취소표는 400장 정도에 불과했다. 관중석은 색색깔의 우비와 우산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쏟아진 폭우가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 이미 그라운드는 상당히 젖은 상태였고, 그 위에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진 것. 부산 야구팬들의 탄식 속에 롯데는 다시 내야 그라운드 전체를 가리는 초대형 방수포를 꺼내 경기장을 넓게 덮었다.
경기감독관 측은 "일단 5시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을 표했다. 구장관리팀은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5시를 넘어선 뒤에도 경기 속행을 수차례 노크했다. 하지만 빗줄기가 그치지 않았고, 예보 상으로 이후 시간에도 계속 강우가 예고돼있어 더이상 경기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오후 5시 11분 부로 이날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추후 편성될 예정이다.
전날부터 내린 비였다. 홈팀인 롯데 측은 전날 경기가 끝난 직후 곧바로 그라운드에 초대형 방수포를 덮어 우천에 대비했다.
하지만 방수포는 결국 비가 그친 뒤를 대비하는 것이다. 끝내 비가 그치지 않음에 따라 이 같은 노력은 허사가 됐다.
롯데는 21일에 이어 선발투수로 그대로 박세웅을 예고했다. 삼성은 이날 예정됐던 최원태 대신 '푸피에' 원태인이 출격한다.
박세웅은 최근 부진으로 인해 1군에서 말소됐다가 이날이 복귀전이었다. 초반 8연승의 상승세를 잃고 4연패,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4.34까지 높아졌다.
원태인은 올해도 변함없이 최정상급 토종 에이스로 활약중이다. 6승2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중이다.
롯데는 김동혁(중견수) 고승민(1루)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지명타자) 정훈(좌익수) 김민성(3루) 한태양(2루) 정보근(포수) 전민재(유격수) 라인업을 예고했었다. 전준우의 휴식 차원으로 오랜만에 이뤄졌던 정훈의 좌익수 출전이 무산됐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 김성윤(우익수) 구자욱(좌익수) 디아즈(1루) 강민호(포수) 류지혁(2루) 박병호(지명타자) 전병우(3루) 양도근(유격수)로 라인업을 구성했었다. 김지찬의 복귀전이었지만, 하루 미뤄지게 됐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