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20년 차 배우 임철수는 지금도 연기를 "미지의 영역"이라고 표현한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 다른 결의 인물을 보여주며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온 그는 tvN '미지의 서울'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임철수는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tvN '미지의 서울'(극본 이강 / 연출 박신우, 남건 /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 제작 몬스터유니온, 하이그라운드)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종영 소감을 묻자 그는 "좋은 작품은 100m 달리기 같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아쉽고 만족스럽고 그래서 더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극 중 임철수가 연기한 '이충구'는 냉철하고 계산적인 변호사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내면과 변화의 여지가 숨겨진 인물이다. 처음에는 철저한 결과주의자였으나 극 말미에는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충구는 입체적이라기보다 어려운 캐릭터였다. 잡히지 않는 인물이라 도전이 필요했다. 연기하면서도 계속 열어두며 접근하려고 했다."
그는 휠체어와 지팡이를 병행하는 캐릭터의 물리적 설정부터 수트의 넥타이 매듭 하나까지 세심한 준비를 거쳤다.
"개인적으로는 휠체어를 탄다는 설정보다도 충구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이 더 중요했다. 늘 앉은 자세에서 상대를 올려다보는 시선이잖나. 그걸 이해하려고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극에서 함께 호흡했던 배우 진영, 박보영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진영에 대해 "진짜 이름을 '호수'로 바꿔야 할 정도로 맑고 투명하다"면서 "실제로 보면 정말 눈이 맑다. 맑고 위트 있고 열심히 한다. 돋보이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연기를 한다. 호수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고 답했다.
이어 박보영에 대해선 연기 교감을 더 하고 싶었던 배우라고 언급하며 "많은 장면을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다음엔 다른 작품에서 더 깊이 만나고 싶은 배우다.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어른 연기자 같다"고 했다.
또 "두 배우 모두 상대방에게 무게추가 쏠리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릇이 크더라. 저보다 어리지만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친구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연기 20년 차. 지금도 그는 매 작품을 처음처럼 준비한다고. "아직도 연기는 미지의 영역 같다. 매체 연기는 혼자서 하는 것들이 많다 보니 더 어렵더라. 공연은 현장에서 여러 배우들과 함께 영향을 받지만 카메라는 정적인 에너지에서 감정을 만들어내야 하는 게 다르더라"
이번 작품을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확장한 임철수는 "되게 친숙하면서도 낯선 배우이고 싶다. 늘 봐온 사람 같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돌아보게 되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미지의 서울'에 대해서는 "저뿐만 아니라 시청자분들께서도 지칠 때 꺼내보게 되는 일상 속 작지만 소중한 보물 같은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미지의 서울'은 지난 29일 막을 내렸다.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가구 시청률 평균 9%, 최고 10.3%, 전국 기준 평균 8.4%, 최고 9.4%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