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화나 KIA 선수였다면 훨씬 주목 받았을 것이다."
올해 KT 위즈 괴물 신인 안현민의 활약상을 지켜본 야구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서 하는 말이다. 안현민은 이미 KT 팬들에게 충분히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리그 간판타자 대접을 받기 충분한 성적을 내고 있는데도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KBO리그에서 팬덤이 가장 많은 구단에 속하는 한화나 KIA의 선수였다면, 지금보다 훨씬 주목받았을 것이란 말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드디어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안현민의 가치가 훨씬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안현민은 2일까지 74경기에서 타율 0.365(260타수 95안타), 출루율 0.476, 장타율 0.642, 18홈런, 60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부문에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1.118)도 당연히 1위에 올랐다. OPS는 KBO 공식 수상기록은 아니다.
안현민은 타격 4개 부문 1위에 오르면서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신인왕과 MVP 동시 석권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페이스다. 그동안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티가 안 났는데, 이제는 확실히 자기 어필을 할 수 있다.
안현민은 마산고를 졸업하고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8순위로 KT에 입단해 올해로 프로 4년차지만, 사실상 신인이다. 프로 3년차였던 지난해 1군에 데뷔해 16경기에서 29타석밖에 서지 않아 올해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유지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올해 안현민을 보는 재미로 한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안현민을 중용하면서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이 감독은 "들어왔을 때도 방망이 소질은 있었다. 도루하는 포수라고 해서 일단 주력이 좋았다. 그런데 피처 거리 송구 입스가 있더라. 어깨 강도는 좋은데, 그래서 외야수로 빼자고 했다. 방망이는 고졸인데도 콘택트를 잘하더라. 그래서 군대 갔다 와서 바로 외야수로 돌렸다"고 되돌아보며 "하체를 잘 쓰고 타격이 부드럽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안현민이 거포인데도 삼진을 잘 안 당할 정도로 볼을 고르는 눈이 빼어나다고 늘 이야기했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1위라는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지난 6월 안현민을 분석하기 시작한 상대 배터리가 느린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기 시작한 것. 안현민은 느린 변화구에 자꾸 삼진을 당하니 자꾸 그것만 신경을 쓰다 빠른 공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강점을 잃기 시작했다.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통과의례처럼 겪는 시행착오였다.
김재호 SPOTV 야구해설위원은 이 문제로 고민을 상담한 안현민에게 "어차피 느린 변화구는 투수가 컨트롤을 잡기 쉽지 않은데 왜 네가 굳이 그것 때문에 흔들리냐. 느린 변화구로 스트라이크가 2개 연속 들어오는 경우는 없다. 류현진처럼 느린 변화구로 똑같은 코스에 2번 이상 던질 수 있는 투수인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류)현진이처럼 그렇게 던질 수 있는 투수는 거의 없다"고 조언했다.
버릴 건 버리고 선택과 집중. 위기 극복의 비결이었다.
승승장구 하고 있는 안현민은 타격의 달인이자 최고의 교타자로 명성을 떨쳤던 대선배 고(故) 장효조의 신인 최고 타율에 도전한다. 장효조는 1983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해 타율 0.369(317타수 117안타)를 기록했다.
괴물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현민이 42년 만에 KBO 신인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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