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우진은 왜 펑고를 받고, 어쩌다 다친 것일까.
바람 잘 날 없는 키움 히어로즈다. 사상 초유의 감독, 단장, 수석코치 동반 경질로 홍역을 치르고 송성문 120억원 전액 보장 계약으로 분위기를 바꾸는가 싶었더니, 난 데 없는 안우진 부상 소식으로 팀이 흔들리고 있다.
안우진은 현재 키움 선수가 아니다. 군인 신분이다. 다만 사회복무요원이라 현역병과는 다르게 출퇴근 전후 시간이 자유롭다. 주말도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올 가을 병역 의무를 마치고 키움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정식으로는 키움 선수가 아니지만, 사실상 키움 선수라고 봐도 되는 애매한 상황. 운동 욕심이 난 안우진은 2군 훈련을 함께 할 수 있느냐고 요청했고 구단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문제는 2일 터졌다. 자체 청백전에서 1이닝을 소화했다. 157km를 찍었다. 그런데 경기 후 어깨를 다쳤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현재 상황은 키움 2군 코칭스태프가 말도 안되는 무리한 훈련을 재활중인 선수에게 강압적으로 시켜, 안우진이 어쩔 수 없이 훈련을 하다 다쳤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이런 강압적 훈련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다. 그리고 안우진의 커리어와 팀 내 위상이라면, 말도 안되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리가 없다.
상황은 이랬다. 자체 청백전을 하기 전부터, 진 팀은 펑고 훈련을 하기로 했다. 안우진이 왜 외야 펑고를 받았느냐고 하는데, 실제 벌어진 건 사이드 펑고였다. 선수를 그라운드 정위치에 세워놓고 강한 타구를 날려 받게하는 게 아니라, 투수들이 통상적으로 하는 가벼운 펑고 훈련이었다. 단지, 그 사이드 펑고가 외야 필드에서 진행된 것 뿐이었다.
안우진 팀이 졌다. 안우진이 자기는 빠지면 안되느냐는 얘기를 한 건 사실이다. 이게 날씨도 덥고 힘드니 하기 싫다는 의사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것일 수도 있고 '나는 정식 선수도 아닌데 벌칙까지 받아야해'라는 의미였을 수도 있다.
그러자 한 코치가 '그래도 같이 경기를 했는데, 졌으면 정해진 약속은 같이 수행해햐 하는 것 아니냐'라고 해 안우진도 참가를 한 케이스다. 선수 생명에 위협을 느낄 상황이었다면, 안우진이 끝까지 거부를 했었을 것이다.
만약 진 팀에게 '원산폭격' 등 가혹행위 벌칙을 했다면 모를까, 펑고는 훈련 차원이었다. 챙백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부족한 하체 훈련을 하는 개념이었다. 실제 투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매일같이 펑고 훈련을 한다. 다시 말해 안우진이 절대 해서는 안될, 못할 벌칙을 수행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벌칙'과 '강압'이라는 단어에만 매몰되다 보니, 외부에는 그 때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전해질 수 있다. 안우진 소식을 전해들은 다른 팀의 2군 코치도 "우리 팀도 경기 후 투수들이 벌칙 펑고를 받는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정말 불운한 사고였다. 발이 꼬였는지, 어디에 걸려넘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안우진이 펑고를 받다 넘어졌고 팔꿈치 문제도 있고 투수는 팔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손을 최대한 땅에 짚지 않기 위해 애쓰다 어깨쪽으로 떨어진 것이다. 아직 정확한 소견은 나오지 않았지만, 오른쪽 어깨 인대를 다친 건 확실하다.
문제는 이 책임을 구단과 2군 코칭스태프에 전적으로 몰아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구단 규정으로도 대의적으로도 코칭스태프가 책임을 지는 건 맞다. 하지만 이게 악랄한, 시대착오적 지시로 선수를 다치게 한 거냐고 하면 그건 아니라고 해야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훈련을 하다 선수가 다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모두 다 그 훈련을 시킨 감독과 코치 책임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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